식품영양학을 전공했고, 영양사 면허가 있는 나는 20대 때 직장암(유암종) 수술 이력이 있고, 둘째를 임신했을 때엔 임신성 당뇨병을 잠시 동안 앓았었다. 임신성 당뇨는 임신 중 태반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슐린의 분비를 억제하므로, 혈당이 쉽게 떨어지지 않게 된다. 이럴 경우, 태아는 혈액 속의 포도당을 계속해서 공급받게 되므로, 거대아가 되거나 태어난 직후 저혈당 및 황달 등의 위험이 있다. 산모 역시 양수과다 및 임신중독증의 위험 증가 그리고 출산 이후에도 관리를 잘 못할 경우 2형 당뇨병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둘째 임신 중 임신성 당뇨를 판정받고는 철저한 식이요법과 주기적인 혈당체크를 바탕으로 둘째 아이를 무사히 출산하게 되었다. 임신성 당뇨는 출산 후에는 곧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로부터 약 7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으며 이번에 도서 ‘질병 해방’의 서평단으로 참여를 하게 되었다.
질병 해방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피터 아티아 박사는 세계적인 장수 의학의 권위자이자 노화와 만성 질환 전문가인 의사이며 나머지 저자는 건강, 의학, 장수, 첨단 생물학 분야의 작가인 빌 기퍼드이다.
책의 구성은 총 3부 그리고 세부적인 파트 17장으로 나뉘었으며 내가 서평에 참여하게 된 부분은 2부 6장 당뇨병과 대사 건강 위기 : 오래된 유전자는 현대 식단에 대처할 수 있을까 이다.
앞서 말한 대로 영양사 이자 엄마로서 임신성 당뇨를 한번 겪으며 당뇨에 대한 내용을 많이 체득했던 나는 이 장을 읽으면서 아주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저자는 2001년 존스홉킨스병원의 외과 종양학 분과에서 근무할 당시, 암 수술을 앞둔 환자와의 면담을 잠깐 소개한다. 특히 병력 이력 조사가 중요하기에, 평소의 음주습관을 물어봤다. 환자는 평소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고 답했다. 만약, 술을 평소에 많이 마시는 경우, 수술 후 금주를 하는 동안 진전섬망을 겪을 수 있다.
진전섬망은 평소 과음을 하는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알코올 섭취를 중단할 경우, 전신의 떨림과 환각 등을 겪으며 심하면 사망까지 하는 위험한 증상이다. 이렇기에, 수술 전 음주습관을 체크하여, 평소 음주를 많이 했다면 진전섬망을 방지하기 위해 신경 안정제인 발륨(벤조디아제핀 계통)을 처방한다고 한다.
이 환자는 수술 전 분명 음주를 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막상 개복을 해보니, 간은 심한 지방간 상태였던 것이다. 누가 봐도 심한 술고래의 심각한 간의 상태였다.
저자는 환자를 의심했으나, 실제로 환자는 평소에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고 대신 설탕이 가득 들어간 콜라를 아주 많이 즐겨마셨다고 한다. 바로 비알콜성 지방간이었던 것이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잡아내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특히 혈액검사상에서도 간 수치가 정상으로 나온다고 한다.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정상’은 ‘건강’과 같은 말은 아니다. 저자는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비알콜성 지방간염이 있다면 인슐린 저항성에서부터 2형 당뇨병에 이르기까지 대사 관련 유행병이라는 빙산의 꼭대기라고 표현한다.
특히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한다.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액상과당 및 설탕이 가득한 음료는 바로 단순당으로 몸속에 들어오자마자 급격하게 혈당을 올린다.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의 분비량은 매우 많아지고 다시 급격하게 혈당이 강하된다.(떨어진다) 이때 에너지원으로 쓰일 만큼 쓰이고 남은 당은 간에 글리코겐으로 저장하게 되지만, 그래도 남게 된 잉여 당은 빠르게 피부 아래에 즉, 피하지방으로 쌓이게 된다. 또한 내장에도 쌓이게 된다.
무심코 마신 설탕 음료는 너무나 빠르게 지방으로 저장이 된다. 이렇게 넘치게 된 내장지방과 연관 지어 간 역시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간과 췌장은 서로 붙어 있는 장기이므로 췌장도 지방이 끼이게 되면 인슐린의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고, 이는 바로 인슐린 저항성으로 이어져 인슐린이 분비가 잘 되다가 안되기를 반복 후 결국 2형 당뇨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성인병 하나가 생기면 나머지의 위험한 대사질환들은 우후죽순처럼 연쇄되어 일어난다.
평소에 관심이 많은 분야인 건강과 질병의 내용이 총망라된 질병 해방 가제본의 서평단을 맡게 되어서 책을 읽으면서 나는 매우 즐거웠다. 나 같은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읽히고, 길어진 평균수명에 대비해서 건강관리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쉽게 제시하는 책이다.
특히 요즘 핫한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의 추천사 및 김의신 교수, 조영민 교수, 신승건 교수 등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명의들이 입 모아 권하는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건강관리에서 중요한 운동처방 제시와 잘 챙겨먹는 영양관리법, 또 수면 관리 정신건강 및 정서관리법 등 인생을 좀 더 풍요롭고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지침들을 많이 제시하고 있다.
이 글은 도서출판 부키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순수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