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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애, 타오르다
  • 우사미 린
  • 12,600원 (10%700)
  • 2021-08-05
  • : 1,308

<최애, 타오르다>를 읽고 나서,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조심스럽게 떠올렸다. 이 책은 일본의 여고생, 아카리와 그녀를 둘러싼 여러 세계와의 관계맺기에 대한 치밀한 묘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척추’역할을 하는 ‘최애’의 관계는 아이돌 그룹 ‘마자마좌’의 멤버 마사키를 향한 팬심이다. 

소설은 아이돌인 마사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시작으로, 아카리의 삶을 조용히 관찰한다. 딱히 긍정적이지도, 독자의 입장에선 친절하지도 않은 이 소설이 가진 힘은, 주인공 아카리가 보여주는 태도이다. 학교에서, 집에서, 일터에서 그닥 환영받지 못하는 아카리는 비록 일방적일지라도 ‘최애’를 좋아할때만은 주도적이고 진취적이다. 그러나 ‘최애’의 존재가 불타오르다 못해 소멸할때, 그녀의 삶을 지탱하는 ‘척추’마저 무너져내린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 문장, "이족보행은 맞지 않았던 것 같으니까 당분간은 이렇게 살아야겠다. 몸이 무겁다. 면봉을 주웠다."라는 아카리의 말에서 삶의 무게에 온몸이 짓이기다 못해 모든 것이 불타버릴지언정, 잿속에서 다시 빛을 낼 희망을 발견했다면 지나친 낙관론일까. 이 책은 동시대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보내고 있을 메마른 시간에 대한 위로이자, 담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족보행은 맞지 않았던 것 같으니까 당분간은 이렇게 살아야겠다. 몸이 무겁다. 면봉을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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