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이인화 작가님의 ‘영원한 제국’을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믿고 보는 이인화’ 라는 생각에 이번 신간도 큰 기대를 안고 구입하게 되었다.
일단 책의 장르부터 신선했다. 단순한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판타지와 공상과학, 추리, 스릴러 등의 요소가 적절하게 섞인, 굉장히 새로운 장르의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의 전말을 헤쳐 가는, 어찌 보면 익숙하게도 느껴지는 이 스토리의 시작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조화 속에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져 나간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자칫 복잡해 질 수 있는 내용조차, 작가의 디테일함과 필력을 통해 오히려 흥미진진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거기에 예측하지 못한 반전의 재미까지 더해져, 마치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닌 하나의 게임에 빠져있는 것 같았다.
현실과 가상세계 ‘인페르노 나인’ 이라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 이야기를 읽다보니, 이 책이야말로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하는 새로운 종류의 문학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