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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ain Freedom
  • 공간의 요정
  • 김한민 글.그림
  • 9,900원 (10%550)
  • 2011-06-10
  • : 270
총평: 프랑스 그래픽 노블 같은 그림체가 매력적이지만, 요정을 메타포로 하는 내용은 아리송하다.
(재미-중, 난도-중하)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스리랑카와 덴마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와 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한 후, 남미 페루에서 교사로 일하고, 독일에서 작가로 체류하고, 포르투갈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독특한 이력이 있는 작가.
2004년 『유리피데스에게』로 데뷔한 이후, 현재도 꾸준히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줄거리) 1부와 2부로 이루어진 우화다.
(1부) 이야기의 전반적인 배경을 소개한다.
요정학을 연구하는 아빠, 어린 딸 송이, 그리고 조수 우고.
요정, 시지렁이, 요정이 만들어내는 ‘기분‘, 요정이 살아가는 환경 등 다양한 설정을 보여준다.
(2부) 도시 성형으로 인해 요정들은 삶의 터전은 잃고, 우고는 위기에 처한 요정들을 한가득 데려온다.
송이와 우고는 요정들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데...

(독특한 그림체) 만화라고 봐도 될 정도로 책 속에 그림이 가득하다.
프랑스 그래픽 노블 느낌이 물씬 나는 그림체는 작가의 다양한 국가 체류 이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흑백의 스케치로 그린 그림은 귀엽고 매력적이다.
『꼬마 니콜라』가 떠오르는 그림체다!

(이야기) 이야기 자체는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림이 많기도 하지만, 서사와 이야기 구성도 어렵지 않다.
‘요정‘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의외로 현실적이다.
위기에 처한 요정들은 상처받은 곤충 내지는 작은 동물 같다.
2부에서 그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송이와 우고의 모습에서 1부와는 사뭇 달라진 절실함과 찡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고픈 말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소 아리송하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주변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예전의 정겹고 추억 어린 광경이 사라짐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 등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왜 요정들은 시지렁이가 쓰는 ‘시‘만을 먹고살 수 있는 걸까?
삶의 터전을 잃어버려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특정 환경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생물을 요정으로 표현한 걸까?
『아무튼, 비건』, 『탈인간 선언』, 『제돌이의 마지막 공연』, 『언월딩 : 아마존에서 배우는 세계 허물기』등 저자의 다른 작품 목록을 보면, 이 역시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가볍게 집어 들고 주욱 읽어볼 만한, 그래픽 노블에 가까운 우화다.
하지만 막상 읽고 나면,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조금이라도 되돌아 생각해 보게 된다.
조금은 어두우면서도 귀여운, 절망적이면서도 애매모호한 기분이 남는 책이다.
번뜩이는 재치는 없지만, 도서관에 있다면 한번 읽어볼 만한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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