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 도파민 세상에서도 ‘중도中道‘와 ‘과유불급過猶不及‘은 통한다!
(유익-중하, 난도-중)
원제 ‘Dopamine Nation: Finding Balance in the Age of Indulgence‘를 직역했다.
도파민 나라. 실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도파민으로 가득 차있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중독의학 교수 ‘Anna Lembke‘가 다양한 사례와 실험 등을 들어가면서 도파민 세상의 기본적인 구조와 균형을 잡는 방법을 제시한다.
2024년 실천 위주의 후속작 『도파민 디톡스』를 출간하기도 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중독과 도파민, 쾌락과 고통의 저울, 항상성 등 기본적인 구조와 상관관계를 탐구하고 분석한다.
2부에서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3부에서는 건전하고 건강한 쾌락을 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3가지를 제시한다.
(?) 1부와 2부는 잘 이어지지만, 3부는 조금 동떨어진다고 느꼈다.
1부에서는 상황과 문제를 분석하고, 2부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3부에서는 ①역설적으로 고통을 추구하면 쾌락이 따라온다고, ②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 행동하라고, ③친사회적 수치심은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3부는 저자의 개인적인 팁 같다는 인상을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리뷰를 쓰기 전, 목차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 각 부를 한국어로 의역하면서, 원래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 1부. 쾌락과 고통의 이중주
- 2부. 중독과 구속의 딜레마
- 3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
원문을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 1부. 쾌락 추구 (The Pursuit of Pleasure)
- 2부. 자기 구속 (Self - Binding)
- 3부. 고통 추구 (The Pursuit of Pain)
이 얼마나 간단명료한 수미상관 기법의 네이밍인가!
책의 핵심 내용인 항상성, 쾌락과 고통의 저울을 직관적으로 담은 제목이다.
쾌락에 무게를 실으면 고통이 뒤따라오고, 고통에 무게를 실으면 쾌락이 뒤따라온다는, 즉 반대급부가 이어진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비참함을 피하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이다. (64p.)
3부의 내용은 결코 책의 흐름에서 동떨어진 것이 아닌, 오히려 책의 핵심을 찌르는 파트인 것이다.
(고통 추구) 저자는 3부에서 찬물 샤워와 운동 등 적당한 고통에 뒤따라오는, 자기 파괴적인 쾌락 대신 지속적이고 건강한 쾌락을 추구하라고 권한다.
새롭고 신기한 내용이다.
마치 균형을 맞추고 싶어하는 저울이나 시소처럼 한쪽으로 기울면, 반대쪽으로도 그만큼 기운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쾌락이 아닌 고통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받아들이기는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운동은 고통스럽다.)
(적용) 1부와 2부는 나의 상황을 대입해 보면서 읽기에 적절했다.
해로운 쇼츠에 중독된 것 같아서 인스타그램 앱을 삭제하고(물리적)
시험까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상기하면서 미디어를 멀리하고(시간적)
애초에 자극적인 주제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 유튜브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등(범주적)
내가 나름대로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노력 중이라는 걸 인지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총평) 구체적이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아서,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그래도 현실감 생생한 사례를 바탕으로, 책에서 제시하는 8단계(DOPAMINE)에 맞춰 자신의 상황을 진단하고,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으며, 나처럼 과거에 자신이 중독 탈출을 위해 노력했던 경험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도파민 가득한 이 세상에서, 쾌락만을 추구하면서 오히려 고통을 얻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깨달음을 주기에는 충분한 지침서다.
여러분도 주어진 삶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피하려고 하는 대상으로부터 도망치지 말고, 그 자리에 멈춰서 방향을 바꾸어 그것을 마주하길 바란다. (277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