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 『이토 준지 자선 걸작집』보다는 조금 하위호환 느낌이지만, 이토 준지의 팬이라면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재미-중상, 역겨움-중)
2019년에 출간된 이토 준지의 BEST COLLECTION.
총 10개의 작품이 수록됐는데, 이중 4개는 한국에서 정발됐고, 나머지 6개는 일본에서만 잡지에서 게재된 것으로 보인다.
(vs. 이토 준지 자선 걸작집) 2015년에 출간된 『이토 준지 자선 걸작집』과 간단히 비교해 보자.
전작과 겹치는 작품은 없으며, 판형의 경우 해당 작품이 훨씬 더 크다.
컬러 삽화와 채색된 만화 컷도 이 단편집의 특징이다.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 2편, 영국 작가 로버트 히친즈의 작품 1편을 원작으로 한 만화도 있다.
『자선 걸작집』은 이토 준지가 직접 선정했다는데, 이 작품은 어떻게 선정했는지 모르겠다.
작가가 좋아하는 만화가와의 추억을 그리는 「우메즈 선생님과 나」가 수록됐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경고) 깜빡이 없이 바로 들어온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프랑켄슈타인 포스터의 뒤를 이어, 징그럽고 잔인한 「억만톨이」로 바로 악셀을 밟아버린다.
「억만톨이」는 일본의 집단주의를 은유/풍자하는 작품으로, 묘사뿐만 아니라 스토리 구성도 훌륭하다.
수미상관 기법인지, 마지막에 수록된 「유자(遺子)」 역시 충격적이다.
선을 넘는 숨겨져있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탄식 섞인 실소를 참을 수 없었다.
(👍베스트) 『공포의 물고기』에 수록되었던 「아미가라 단층의 괴기」가 단연코 최고다.
이전에 읽었던 만화라서, 임팩트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소재와 스토리 설정이 기발하다.
단층을 상상하면 다가오는 공포감 역시 현실적이다.
이 작품의 메타포는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자신만의 단층 구멍을 숙명, 운명으로 볼 수 있을까?
옷을 벗고(모든 걸 포기하고) 구멍 안으로 들어가면 전진 밖에 할 수 없는데, 이건 뭘 뜻하는 걸까?
(자선 걸작집을 뛰어넘지는 못하지만) 『이토 준지 자선 걸작집』과 『이토 준지 단편집 BEST OF BEST』, 둘 다 이토 준지 단편만화의 정수를 담았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고점은 확실히 「글리세리드」를 포함한 『이토 준지 자선 걸작집』이 앞서지만, 전반적인 수위는 『이토 준지 단편집 BEST OF BEST』가 더 세다.
이번 단편집에서는 다루는 소재 자체는 비교적 흔한 편이다.
하지만 그리는 주체가 ‘이토 준지‘다 보니,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되고, 결코 실망시키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