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 미디어-도파민 과잉 시대에 독서를 통해 ‘몰입‘이라는 행위를 할 수 있음에 감사를.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는 서스펜스 스릴러.
(재미-상, 난도-하)
만화가 김용키의 대표작.
누적 조회수 8억 회. 드라마화까지 된 스릴러 웹툰.
2018년 3월부터 12월까지 네이버에서 연재했던 웹툰을 3권의 책으로 엮었다.
(외전도 네이버 웹툰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다.)
(줄거리) 취업을 위해 서울로 상경한 지방 청년 윤종우.
월세가 무척 싼 고시원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이 심상치 않다.
주인공 윤종우는 꺼림칙하고 오싹하고 믿을 사람 없는 고시원에서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몰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 스릴러가 어떤 장르냐고 묻는다면, 이 만화를 보여줘도 된다.
어두컴컴한 색감과 생생한 묘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침하고 섬뜩하고 불쾌한 감정이 드는 그림체까지,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수상한 고시원 사람들에 대한 설정과 묘사 역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이다.
주인공 종우와 그 주변 인물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종우가 자리를 비운 사이 고시원 202호에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말 그대로 종우의 안위를 걱정하면서 읽게 된다.
2권과 3권은 책을 펼치자마자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고시원 사람들) 고시원이라는 개인 공간이 지극히 제한적인 환경. 그곳에 믿을 수 없는 사람들만 있다면? 평범한 사람들이 하나도 없다면? 그곳이 바로 종우가 머물게 되는 고시원이다.
뭔가 수상해 보이는 고시원 주인아줌마, 악취가 나는 말 없는 히키코모리, 조금 모자란 것처럼 보이는 말더듬이, 바른 청년 같아 보이지만 섬뜩하고 무서운 청년.
이들이 번갈아가면서 조성하는 분위기는 공포스럽다. 안심할 수 없다.
무력감과 함께 느껴지는 압도적인 공포가 아니라, 앞으로 위험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서 불안해지는 그런 공포다.
(변해가는 종우) 이야기의 빌드 업도 훌륭하다.
시간이 갈수록 무서운 고시원의 실체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수상하고 음침한 고시원 사람들의 영향으로 종우 역시 점점 변해간다.
평소 욱하는 성질이 있는 종우는 더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지면서 급발진하는 상황이 많아진다.
환경의 영향으로 말 그대로 미쳐가는데, 종우가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알 수가 없어 두려워진다.
(직장인이라면 더 무서운 건) 고시원 사람들이 끔찍한 건 말할 것도 없지만, 종우가 일하게 되는 회사의 사수는 다른 의미로 끔찍하다.
신입에 대해 무심한 걸 넘어서, 종우를 압박하고 무시하면서 가뜩이나 힘든 종우를 더 힘들게 한다.
회사에서 저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시달리면, 퇴근하고 집에서라도 쉬면서 회복해야 하는데, 종우는 그러질 못하는 상황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 얼마나 끔찍한 상황인가!
개인적으로는 고시원의 으스스한 상황보다 더 숨이 막혔다.
(추천) 열악한 환경과 제한된 조건, 그 속에서 살아가는 건 어렵다. 그게 사람과 돈의 문제라면, 더 그렇다.
이런 최악의 상황 속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종우의 상황에 감정이입을 했더니, 페이지가 어떻게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오랜만에 독서를 통해 ‘몰입‘을 했다.
웬만한 독자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같은 몰입을 경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말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던데, 개인적으로는 시원시원하면서 현실성도 챙긴 결말이 마음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