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고집할 뿐인데, 세상은 어찌 그리도 폭력적인가?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메타포는 한 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다.
(재미-중, 난도-중상)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대표작 중 하나.
2005년 이상문학상, 2016년 부커상, 2018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3개의 중편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이다.
2010년에 영화화되었으나, 흥행에 실패했고 혹평도 받았다.
(줄거리) 평범하고 온순한 성격의 아내 ‘영혜‘는 갑자기 육식을 중단한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꿈 때문.
영혜의 건강 악화와 이상한 행동은 남편을 위시한 가족들의 분통을 터뜨린다.
영혜의 육식 거부로 시작된 이야기는, 영혜 자신과 그녀의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주인공 영혜를 두고,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읽기는 어렵지 않지만) 작가의 글 자체는 어렵지 않다. 술술 읽히는 가독성 좋은 문체다.
단순히 ‘꿈 때문에 채식만 고집하느라 자신과 집안을 망친 여자 / 정신 나간 미친 예술가 남편 / 인내하고 고생하는 아내‘라는 표면적인 이야기만 보면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은유, 속뜻을 파악하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내 생각은) 나는 영혜의 육식 거부가 ‘관습과 통념에 대한 거부와 반항‘을 광범위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혜의 브래지어 착용 거부도 마찬가지다.
영혜의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을 고수하는 방식은 폭력적이지 않지만, 영혜를 대하는 사람들은 폭력적이고 약아빠진 방법으로 그녀를 자신들과 같은 ‘육식하는 인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아무튼 잘 모르겠다.
첫 번째 이야기 「채식주의자」와 세 번째 이야기 「나무 불꽃」이 전하고자 하는 메타포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지만, 두 번째 이야기 「몽고반점」은 도통 모르겠다.
영혜 형부의 비뚤어진 예술적인 욕망 분출(?)만으로 보기에는 너무 좁은 해석이지 않을까.
(종합적으로)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충분히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폭력적인 아버지의 육식 강제와 금단을 넘어서는 형부의 자극적인 이야기는 대단한 흡인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야기 전체의 속뜻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으므로, 다양한 해석과 리뷰를 찾아볼 예정이다.
지금 문득 느끼는 거지만, 영혜의 채식주의를 확장과 이해의 과정으로 바라본다면...
어떻게 보면 두 번째 이야기 「몽고반점」은 연작소설의 흐름에 약간 어긋나는 건 아닐까?
세 편의 중편 가운데 톡 튀는, 이야기 흐름의 관점에서 본다면 돌연변이 같다.
(물론 작가의 변칙이자 의도겠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