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 다양한 재료를 조합하여 만든 퍼플젤리. 에피타이저로 간단히 맛보기에는 괜찮지만, 도통 무슨 맛인지는 모르겠다.
(재미-중하, 난도-하)
위즈덤 하우스의 티쇼츠 시리즈 1권.
(2024년 8월 - 2권을 끝으로 더 이상 발간되지 않는 걸 보니 망한 것 같다.)
다양한 국내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박서련‘의 청소년 소설.
저서로는 『체공녀 강주룡』, 『더 셜리 클럽』,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등이 있다.
(줄거리) 반장 ‘김다빈‘은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중간고사 이후 계속 결석 중인 ‘장태희‘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접점이 없던 사이였지만, 김다빈은 장태희도 걸그룹 ‘퍼플젤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며칠 후, 김다빈은 장태희의 집을 재방문하면서 장태희의 결석 이유를 알게 되는데...
(단편 분량의 소설) 메인 이야기는 70쪽 정도 된다.
초중생도 손쉽게 읽을 수 있는 난이도와 분량이다.
하지만 짧은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소재를 건드린다.
존재감, 자아, 성 정체성, ‘우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먼 관계‘ 등, 70쪽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운 소재를 맛보기로 살짝씩 건드린다.
후반부로 갈수록,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긴가민가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얕은 공감 정도는 살 수 있을 정도의 소설이다.
(갑작스러운 결말) 장태희가 결석했던 이유가 드러나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았는데, 갑자기 작가의 말이 나와서 놀랐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들도 당황스러운 끝 맛을 느끼지 않았을까?
희망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확실한 마침표를 찍지는 않은 결말이었다.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억지스럽게 무리하지 않은 현실적인 결말이라는 생각도 든다.
(독특한 구성) 70쪽의 이야기가 끝난 후, 걸그룹 ‘퍼플젤리‘의 막내 ‘엘리‘의 단독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엘리라는 가상의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티매거진‘이라는 잡지사의 인터뷰까지 만들 줄은 몰랐다.
엘리라는 인물에 대한 서사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설정을 하다니.
엘리에 대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라도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목의 의미) 퍼플젤리의 유통기한.
표지와 제목만 보고서는 도무지 퍼플젤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퍼플젤리‘가 아이돌 그룹,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기 없는 비운의 걸그룹‘을 뜻한다는 걸 알게 된 지금은, 제목의 알쏭달쏭한 의미가 어느 정도 짚이는 듯하다.
어쩌면 장태희는 퍼플젤리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