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 ‘저승사자‘라는 판타지스러운 소재로 사회현상을 진중하게 다루는 만화.
(재미-중, 난도-중하)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한, 만화가 ‘최규석‘과 영화감독 ‘연상호‘의 합작품.
정확하게 말하면, 연상호의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지옥‘을 최규석이 네이버 웹툰으로 만들고, 다시 그 웹툰을 드라마화한 것이다.
최규석 : 습지생태보고서, 대한민국 원주민, 송곳
연상호 : 돼지의 왕, 부산행, 반도
올해 10월 후속작 『지옥 : 부활자』가 출간되기도 했다.
(줄거리) 서울의 한복판, 정체불명의 존재들에 의해 죽임을 예고당하고, 그 예고에 따라 죽게 되는 사람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죽음의 고지와 시연이 들이닥치면서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신흥종교단체 ‘새진리회‘는 이 현상이 죄지은 사람들에게 떨어지는 신의 형벌이라고 주장하고, ‘화살촉‘이라는 폭력 집단은 신의 의도를 빌미로 사람들에게 사적제재를 가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러한 현상은 왜 벌어지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고지와 시연을 행하는, 저승사자와도 같은 불가해한 존재들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판타지스러운 요소다.
어떻게 보면 그저 웃어넘길 수 있는 아이디어지만, 이 소재를 만화 속 세상에 적용하고 풀어내는 방식은 재앙 그 자체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자연재해 또는 질병과 다를 것이 없다.
이 현상에 대한 인간들의 다양한 입장과 심경 변화, 그리고 사회적인 흐름과 변화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대해 그럴듯하고 논리적인 해답을 부여해 주는 ‘새진리회‘.
그리고 고지를 받은 사람들과 이 현상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에 대해 무분별한 심판을 자행하는 ‘화살촉‘.
만화를 조금만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악‘에 가까운 집단이다.
사회정의와 질서를 빙자하지만, 오히려 법을 무너뜨리고 사회혼란을 가중할 뿐이다.
하지만 ‘새진리회‘는 역설적이게도 사회 전체의 ‘아포칼립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화살촉‘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냥 제멋대로인 놈들의 불법적인 집합소에 불과하다.)
진실의 유무는 차치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설명해 주기 때문에, 대대적인 사회 붕괴는 막아주는 게 아닐까?
인민재판과 유혈사태와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1권과 2권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권에서는 사건의 전개, 즉 새진리회와 화살촉이 사회를 집어삼키는 과정을 주로 다루면서, 법이 심판하지 못했던 악인에 대한 사적제재에 대한 생각거리도 던져준다.
2권에서는 어느새 사회의 주류가 된 새진리회와 화살촉과 그들에 대항하는 소규모 저항세력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1권 2권 모두 생각할 거리가 많은, 웃음기 없는 진지한 작품이다.
다소 억지스럽거나 유치할 수도 있는 소재를 현시대의 사회현상과 분위기에 잘 빗대어 표현한 만화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뭐라고 하면 좋을까.
몰입감 있게 읽기는 했지만, 이렇다 할 반전이나 감동은 없었다.
엄청난 작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 만든 작품도 아니다. 낫 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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