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얇은 책 한권에 교리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니! 놀랍게도 이 책은 구원론, 인간론, 종말론, 신론(성부,성자,성령), 교회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절대 이 모든 것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을 보고 다소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가지’ 이런 제목을 가진 책치고 별로 짜임새있는 책을 보지 못했다. 게다가 제목은 ‘기독교의 핵심진리 102가지’다. 102가지라는 단어에서 그냥 수박 겉핥기식의 내용이 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스프로울이라는 저자의 탁월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스프라울이야 너무도 잘 알려진 분이였지만 이정도까지 일 줄은 몰랐다. 참으로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한 자 한 자 너무도 세심하게 다듬은 흔적이 역역하다. 저자가 얼마나 실력자이고, 또 평신도들의 입장에서 이해시키려고 고심했는지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본인이 많이 알고 있을 때에는 오히려 글을 어렵게 쓰기는 쉽다. 진짜 힘든 것은 본인의 수준이 높은데 쉽게 가르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대학 교수가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스프라울은 평신도에게 탁월하게 이일을 해내었다. 이 책은 쉽고 명쾌하게 교리를 설명해준다. 그런데, 단순히 쉬운 것이 아니다. 쉬우면서도 탄탄한 지식과 지혜가 집약되어 있고, 굉장히 짜임새있으며 탄탄하게 설명되어있다.
어떤 한 개의 교리도 그냥 설명하는 법이 없다. 마치 아주 유명한 백과사전에 나오는 정의같이 굉장한 다듬어진 글들인 느낌이다. 물론 짧은 분량이기 때문에 더 깊은 내용을 공부하려면 당연히 거기에 관련된 책을 구해서 읽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그렇게 단순하거나 빈약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핵심적으로 다 설명되어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목차만 읽어봐도 교리의 기본은 먹고 들어간다. 특히, 초신자가 교리 공부를 시작할 때 아주 탁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교리를 공부할 때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래서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고, 지엽적으로 시작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교리 전체를 조망하며, 명확하면서도 쉽고 핵심적인 설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교리에 대해 익히게 되고, 교리 공부에 대한 열의가 샘솟게 될 것 같다. 교리의 뼈대를 세우는데 이 책보다 더 탁월한 책은 없을 것이다.
내용은 개혁주의적인 신학 입장으로 아주 잘 정리되어있다. 그동안 교리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지라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간단하게 교리를 정리할 수 있는 유익을 누릴 수 있다. 간간히 나오는 도표나 그림 등도 아주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초신자와 함께 교리 공부를 할 때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라고 생각된다. 교리를 처음 접해본 분들이나 오래 공부하신 분들이나 다 강추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