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필리핀의 작고 가난한 마을인 ‘뿔로’를 섬기는 한 선교사의 이야기이다. 처음에 제목을 보았을 때는 뿔로라는 지역이 얼마나 참혹한 곳이기에 ‘악마의 섬’이라고 이름 붙여졌을까 참 궁금했다. 알고 보니 그 명칭은 주민 스스로 붙인 것이었다. 얼마나 스스로에 대해 희망이 없다고 느꼈던 것일까 참 마음이 아팠다. 마약과 폭력, 가난으로 고립된 땅... 그러나 저자가 발견하길 뿔로의 공식 주소가 ‘예수가 왕이신 동’이라는 이어진 설명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냥 우연으로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일 가운데서 놀랍게 역사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이런 일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책에서 소개하는 각종 사역을 통해 증명한다.
어렵게 교회를 개척한 후에 세찬 폭우를 뚫고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 비록 천막이지만 3시간 동안 예배를 드리는 아이들, 아침에 엄마가 던진 칼을 피하고 예배에 나오면서도 예배에 나올 수 있게 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는 어린이. 그리고 필리핀 최고의 기독교 도서관을 꿈꾸며 나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영적 입양이라는 사역을 통해 단순히 그들을 도와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리스도인으로 세워주는 모습 속에서 선교의 참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선교사들이 있지만 진정한 선교사를 보기 어렵다고들 한다. 어찌 보면 큰 규모의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사에 비해 소박하다고 생각되어질 수 있지만 작은 자를 섬기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졌다. 비록 책의 편집이나 글쓰기는 그리 세련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의 선교에 대한 열정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