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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님의 서재
  • 갈보리의 그림자
  • 휴 마틴
  • 12,600원 (10%700)
  • 2012-01-25
  • : 107

많은 사람들이 이제 사순절, 고난주간을 묵상하면서 십자가에 대한 책을 읽을 것이며, 십자가에 대한 책은 셀 수 없이 많을 정도로 출간되었다. 십자가와 관련한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최대한 감상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책과 너무 이론적이어서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너무 감상적인 것만 강조하면 십자가의 참 의미와 구원 사역과 관련된 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슬픈 마음만 가지면 십자가를 제대로 묵상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또한, 반대로 너무 이론적인 부분에만 집중해도 십자가를 머리 속에서만 이해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 

   이 둘의 균형을 기가 막히게 맞추는 제대로 된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책이 나왔다. 바로 휴 마틴의 ‘갈보리의 십자가’이다. 이 책은 겟세마네의 기도부터 체포되어 재판받는 사건에 이르기 까지의 성경 본문을 바탕으로 해서 자세하게 그 의미에 대해 강해해주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수없이 많이 읽었던 본문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모든 것들이 굉장히 낯설게 다가왔다. 무언가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한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본인 스스로 얼마나 십자가에 대해 형식적으로 모든 것들을 생각해왔었는가 반성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겟세마네 동산에서 십자가에 이르는 여정이 눈 앞에 생생히 보여진다. 저자는 그 장면을 하나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듯 때론 시간을 느리게 하고, 때로는 화면을 정지시킨 듯 멈춘다. 그리고는 하나 하나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해준다. 십자가의 구원 사역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그 은혜가 얼마나 넓고 깊은지에 대해....

  
  1부에서는 겟세마네에서 보여주신 예수님의 기도의 모습을 조명한다. 신성을 사용하지 않으시고 스스로 낮은 자리로 가셔서 기도하신 예수님, 고민되어 죽게 되었다고 괴로움을 토로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살펴보며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그 분의 인성을 묵상했던 좋은 시간이었다. 또한 고난의 잔이 지나가길 기도했던 예수님의 마음이 무엇이었지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2,3부를 통해 예수님이 체포되시고 재판을 받으신 장면을 조명하는 부분에서는 마치 현미경으로 살펴보듯 더 면밀히 각각의 상황을 강해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예수님께서 침묵하신 부분과 대답하신 부분을 비교하며 어떻게 예수님께서 그들을 정죄하고 드러내셨는지 알아보는 부분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또한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제목이 있었는데, 7장의 '모든 사람을 심판하시는 피고인' 이라는 제목이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심판하기 위해 체포했는데, 오히려 심판대 위에서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일종의 반전 드라마를 보는 것같은 희열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복음의 핵심은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십자가는 고난주간에만 설교되어야 하는 주제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우리가 얼마나 십자가를 생각하면서 살아가는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신앙생활의 껍데기 같은 것들에 신경을 쓰고 살아가는가? 바울의 고백이 여느 때보다 가슴 깊이 다가온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렇다. 오직 자랑할 것은 십자가 뿐이다! 오직 죄인된 내가 구원받을 수 있는 근거는 십자가 뿐이다! 
그 분의 구원 사역이 얼마나 귀하고 기쁜 일인가 생생하게 느끼고 묵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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