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아빠 거울육아를 읽고 일주일을 울다.
greenly555 2020/06/17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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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름아빠 거울육아
- 최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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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0-06-03
: 4,040
오랜만에 서평을 씁니다. 책을 받아 읽기 시작한 그날부터 새벽마다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침부터 울고 퉁퉁부은 눈으로 출근해서 일을하고 또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과 부대끼며 순간 올라오는 울분과 화, 분노를 마주해야했습니다. 상처받은 나의 내면아이를 만나고 알아차릴 수 있는 엄마로서의 내 삶에 '전환점'입니다.
거울육아라는 책 제목에서 느껴지죠?
푸름이교육연구소 최희수 소장님과 신영일 대표님은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전문가로 5000회가 넘는 코칭과 강연을 해오신 실전사례가 풍부한 분입니다. 그래서 책 속 한 줄 한 줄을 읽다보면, 과거 숨겨져있던 나의 내면아이를 건드려줍니다.
"엄마의 감정을 거울처럼 비추는 아이"라는 부제처럼, 세 아이를 키우는 동안 유난히도 화가 올라오는 지점들이 있었습니다.
큰 아이때는 유난히 입이 짧고 잘 먹지 않아서 힘들었고요. 둘째 때는 1시간 넘게 울다가 지쳐 잠드는 안고 저도 함께 울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6살이 된 지금도 제 배를 만지며 징징대는 울음소리를 들을 때 마다 참고 참다가 "그만 좀 해! 제발!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하니?"라며 빌듯이 아이 앞에서 울곤 합니다.
과연 제 안에는 어떤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숨죽이며 제대로 울지도 못하고 39년 동안 살고 있었던걸까요?
1장. 아이를 키우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이유
엄마의 내면에 슬픔이 있다면, 아이는 엄마의 슬픔이 다 해결될 때까지 운다. 아이는 언제까지 울까. 엄마를 사랑해서 이 땅에 온 아이들은 엄마가 자신의 슬픔을 다 울어낼 때까지 운다. 어린 시절의 슬픔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간직한 채 엄마가 된 사람에게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엄마 으앙하고 울어봐"
거울육아 21~22쪽
우리 둘째 아들이 그렇게 징징거리고, 내가 싫다는 배를 만지는 것은 바로 '나의 슬픔'을 다 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니. "엄마 으앙하고 울어봐"이 한 문장을 보고 나도 모르게 "나도 울고 싶다. 네가 울면 엄마도 울고 싶어!"라고 말하며 눈물이 흘렀다.
"엄마도... 엄마도... 울고 싶어. 너처럼 마음놓고 목놓아 울고 싶어. 엄마는 왜 그렇게 마음 편히 울지도 못하고 살았을까. 네가 진짜 엄마의 슬픔을 풀어주기 위해 먼저 그렇게 우는 거였니? 그런 너에게 엄마가 '그만 좀 해! 뭘 더 어떻게 해줘야해!'라고 말 할때 네가 원하는 건 바로 엄마가 울기를 바란거였어? 엄마가.. 이제는 조금 더 용기내서 울어볼게. 엄마 안에 슬픔이 다 사라질때까지."
그렇게 두 눈에 수도꼭지를 틀고 일주일을 살았어요.
엄마가 없거나 있더라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서 굶주렸던 사람은 아이가 먹지 않으면 미친다. 그래서 항상 더 먹이려 한다. 어릴 때부터 혼자 밥을 챙겨 먹어야 했다면 아이들엥게 밥을 챙겨주는 것이 힘들 수 있다. 엄마의 내면아이는 자신의 엄마가 챙겨주는 따뜻한 밥을 먹고 싶어한다. 이 마음을 남편이 알고, 단 한 번이라도 정성을 다해 밥을 차려주면 아내는 만족한다.
푸름아빠거울육아 40쪽
큰 아이가 이유식을 먹을 때, 생협에 이유식 재료를 사다가 정성껏 준비했었다. 자궁외임신으로 아이를 잃고 얻은 첫째니 얼마나 잘 키우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아이는 어른 숟가락으로 1~2숟가락 먹으면 더이상 먹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정성껏 만들어 줬는데~ 비싸고 좋은 재료 신경써서 만들어 줬는데 도대체 왜 안먹는거야! 나를 무시하는거야?'하는 마음에 화가 솟구쳤다. 그 어린 아이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화풀이를 했다. 그 모습 안에도 나의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있었음을.
'나도 엄마가 잘 안 챙겨줬었지. 엄마가 해준 음식 중에 기억나는 것이 간장으로 한 찜닭뿐이라니.. 얼마나 무심했던거야? 농사짓는게.. 동네 사람들 대소사 챙기는게 그렇게 중요했어? 어린 내가 반찬통을 열어서 찬밥을 먹는 것은 안중에도 없었던거야? 나도 잘 차려진 밥 먹고 싶어! 나도 잘 차려진 따뜻한 밥을 먹고 싶었다고!'
7살 나의 내면아이는 그렇게 울고있었다.
8살때 밥을 짓기 시작했던 나는 돌쟁이 딸아이에게, '네가 배가 불렀구나'라며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7살 어린아이가 엄마라고 얼굴을 붉히고 앉아있었다. 나도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으면서 같이 웃고 엄마 냄새가 맡고 싶었어. 얘들아, 엄마가 7살때는 혼자 밥을 차려서 먹었어. 그래서 너희들이 부러웠어.
털어놓고나니 조금 마음이 후련하다.
2장. 자각과 대면
상처를 인지하고 감정을 만나는 시간
내 아이가 나를 분노하게 할 수는 없다. 아이의 말과 해애동이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을 거울처럼 비추어주기에 분노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해주어야 하는 말은 "네 잘못이 아니야"다. 이 말을 듣지 못하면 아이들은 모든 것을 자기 책임으로 돌리고 죄인이 된다.
푸름아빠 거울육아 101쪽
울고 또 울게하는 이상한 책이다.
그런데 울고나면 참 시원하고 편안해진다.
정말 이상한 책이다.
화가 불같이 나거나 종종 짜증이 난다.
삶에 기쁨이 없고 무미건조하다.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찬 마음을 해결하고 싶다.
자녀와 겪는 갈등을 해결하고 싶다.
무기력하여 아무것도 하기 싫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쪽을 결정하지 못한다.
죄책감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다.
직장에서 인간관계가 힘들어 고통스럽다.
지금 당장 푸름아빠 거울육아를 읽고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만나야 하는 사람이다.
존재자체로 귀하고 장엄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울음 뿐이다. 울면서 상처받은 나의 내면 아이를 보듬어 주는 것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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