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사전 서평단으로 만나 본 [신라 공주 해적전]
"내가 일부러 편하게 살 기회를 버리고 지금 돌아가니, 이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지건 다 내가 멍청하고 아둔한 탓이다."
장보고의 부하였던 장희는 뛰어난 두뇌와 입담을 가진 여성으로 본능적으로 모험을 택하는 인물이다. 장보고의 수하로 있으며 번 돈을 모두 쓰고 나서야 '항해만사'(무슨 문제든지 말만 하면 다 풀어준다는 뜻)라 쓴 깃발을 내걸고 노래를 부르며 돈을 벌고자 하지만 결국 돈 대신 한수생이라는 얼뜨기를 만나 다시 모험의 길로 나선다. 해적을 상대로 하는 거짓말들과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빠른 판단력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또한 YOLO 족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있다. 젊은 내가 읽었더라면 좀 열심히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신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당찬 여성의 활약이 돋보이고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재미있다. 위험이 찾아올 때마다 장희의 임기응변으로 목숨을 부지하는데 과연 장보고의 수하로 있던 사람이 맞구나 하고 감탄하며 읽었다. 현대에도 있을 법한 상황들이 내 경험들과 섞여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장희라는 인물이 오늘날 태어났다면 아마 사기꾼이 되지 않았을까?
재미있는 소설이었고, 어른을 위한 동화 같기도 했다. 가볍게 신나게 그리고 즐겁게 읽기에 딱이다.
이 소설을 읽고 나니 가을방학의 ' 속아도 꿈결' 이라는 노래가 듣고 싶어졌다.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굽이 뜨내기 세상 그늘진 심정에 불 질러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