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page2417 2025/06/17 15:11
page2417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 19,800원 (10%↓
1,100) - 2025-05-01
: 3,048
#나는왜쓰는가 #조지오웰 #한겨레출판
.
.
조지오웰의 삶의 경험과 사유가 담긴 31 편의 에세이가 한 책에 담겼다. 누구보다 삶의 모든 국면에 제발로 뛰어든 그의 글은 곧 그의 삶을 추적하는 일이 된다. 오웰에 걸맞는 수식어를 생각할 때 ’정치적‘이란 말이 단연 압도적일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에 유독 마음이 향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그가 나눈 글을 쓰는 네 가지 동기가 바로 1)순전한 이기심 2)미학적 열정 3)역사적 충동 4)정치적 목적이다. 특히 그 네 번째 동기, ‘어떤 책이든 정치적인 편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태도라고 단언하는 그의 주장은 그의 생애를 추적하면 자연스레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다.
대학을 포기하고 식민지 경찰이 된 사람. 그 양심의 가책으로 떠돌며 부랑자로 살며 노동계급의 존재를 깨달아간 이. 히틀러의 등장, 스페인 내전의 발발 등 혼란과 불안의 시대를 살았던 그는 스스로가 밝혔듯 평화로운 시대를 살지 못했으므로, 점차 정치적인 지향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불의를 감지하는 데서부터 시작해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에 노력을 해왔다고 밝히는 그의 꾸준함과 열정을 자연스레 이 31편의 에세이를 거치며 알게 될 수밖에 없다. 그에게 글쓰기는 삶과 뗄 수 없는 것, 예술로 만들기 위한 정치적인 글쓰기의 저변에는 전체주의의 폐해나 시대의 부조리, 인간의 비논리와 모순 등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 가장 우선이 되어 동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국의 빈민 수용소의 체험을 다루고 있는 첫 장의 <스파이크>, 식민지 버마의 경찰 간부로 있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교수형>이나 <코끼리를 쏘다>도 마치 소설처럼 읽히는 인상 깊었던 작품들이나 그의 자전적 체험이 돋보인다. ‘우리 시대에 정치적인 말과 글은 주로 변호할 수 없는 것을 변호하는데 쓰인다‘고 밝힌 <정치와 영어>는 당대 언어의 타락에 대해 매섭게 질타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처절히 깨닫게 되는 글이기도 하다.
특히 어린 시절의 기숙학교 체험을 다루는 <정말, 정말 좋았지>가 마음에 남는다. ’ 교육‘이라는 구조 아래 감춰진 폭력의 구조를 벗겨내는 오웰은 그곳에서 계급 차별과 모욕 등을 경험한다.
조지 오웰을 만난 후 오웰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본다. 어쩌면 그는 불안한 시대를 견디는 방식으로 세계를 경험하고 응시하고 글을 쓰기 위해 분투했을 것이다. 진실을 말하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오웰을 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정치와 존재, 언어와 인간의 존엄을 끝까지 밀어붙인 사람이었다.
정확하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는 고백, 글쓰기에 대한 진심과 분투, 그만의 통찰과 유머, 호소처럼 느껴지는 독설, 삶의 다양한 경험 그 어떤 말로도 그의 이야기를 정의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이 세계를 어떻게 살았고 어떤 언어로 기록할 것인가에 대한 한 인간의 진심어린 답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20p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323p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