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셋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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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셋 2025
- 김혜수 외
- 11,700원 (10%↓
650) - 2025-01-30
: 1,030
#셋셋 #김혜수 외 5인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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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출판사, 독자 ‘셋‘의 만남을 ’셋‘ (set) 한다는 의미의 소설집 ‘셋셋‘. 처음 보는 작가들의 소설이 실려 있어 사정을 살펴보니 등단이 아닌 문학적 역량이 있는 작가들을 선정하여 만들어진 책이었다. 자신만의 색깔을 펼쳐내는 6인의 소설집.
아빠의 교통 사고 이후 집을 몰래 떠나온 엄마와 ’나‘의 이야기 ‘여름방학‘. 어느날부터 교회를 열정적으로 다니며 ’나‘에게까지 믿음을 바라는 엄마. 그러나 엄마가 그토록 바라는 ’구원‘이 사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내가 원하는 ’구원‘ 또한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아득한 마음이 되고야 만다.
그렇게 구원의 문제는 두 번째 소설 ‘지영’ 으로 이어진다. 영화 감독의 꿈을 안은 ‘나‘와 ‘지영‘의 만남. 신앙으로 불행을 극복했던 지영이 말하는 구원과 구원의 가능성, 그러나 ‘나‘에게는 그저 버티는 일만 남은 것 같다.
치매 걸린 엄마를 보살피며 번역과 퇴식구의 잔반 처리 일을 하며 하루 하루를 버티는 해연은 (‘동물원을 탈출한 고양이’) ‘삶이 조금은 느긋한 소풍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올 거라고 믿으려 한다. 카페 사장 ‘희수‘가게에 어느 날 괴한이 등장해 알바생 ’소미‘를 칼로 찔러 목숨을 앗아간 ‘아이리시커피‘ 또한 삶의 불행을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이들의 체념이 묻어나 먹먹했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소설은 ‘호날두의 눈물‘과 ’경유지‘였다. 스타트업 실패로 이제는 폰팔이로 살아가는 ’나‘는 작은 호의에도 ’개저씨’로 취급받는 나이가 되었다. 과거 현주와의 사랑이 끝나게 된 결정적 계기가 ‘호날두‘ 때문이라는 것, 그 미운 호날두를 이제는 미워할 수만은 없게 된 ‘나‘의 속사정을 풀어낸 이 소설의 매력은 왠지 웃프다.
제목 ‘경유지‘에 담긴 의미는 두가지 의미에서 탁월했다. 뉴질랜드에서 죽어버린 전 연인 ‘상민‘과 재회하게 된 ’나‘는 내가 알았던 그가 정말 그였는가, 그가 본 내가 나였는가 싶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함께 그 시간을 공유했다는 사실이다.
여섯편의 소설이 보여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각기 다른 색깔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소설들이었다. 그러나 이 소설들은 어떤 면에서 ’구원’ 의 문제를 관통한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내게는 무엇인가… 그리고 필요한가.. 그런 의문들을 품게 하는 이야기들. 분명한 건 우리는 그 구원을 믿기도 하고 다른 방식으로 채워나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신앙이든, 체념이든, 자신만의 믿음이든 그것은 각자 앞에 놓이게 된다. 그 무엇이든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비추는 소설들인 것이다. 구원을 믿는 이들처럼 소설을 믿게 되는 이야기들이기도 한.. 소설집 ‘셋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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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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