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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2417님의 서재
  • 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 장아미
  • 12,420원 (10%690)
  • 2023-08-30
  • : 315
#별과새와소년에대해 #장아미 #자이언트북스 <도서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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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이 계절을 무사히 날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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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를 좋아하는 소녀 ‘희미’는 소년 ‘준후’의 마음을 얻고 싶다는 소망으로 신목에 이르러 선다. 준비한 리본을 나무 가지에 매듭짓고 수령이 오백 년이 넘는 나무 앞에서 소원을 빈다.
“준후가 나한테 (고백하게 해주세요, 좋아하게 해주세요. )” 소원을 빌고 나선 길에서 마주친 준후와 그의 옆에 선 민진을 보고 질투를 느낀 희미가 내지른 한마디. “지금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 버려!” 곧바로 준후는 작은 새 ‘곤줄박이’로 변해버리고 당황한 희미와 민진 앞에 마침 지나가던 새별이 등장해 그 순간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

새로 변해버린 준후를 다시 사람으로 되돌리기 위해 고민하는 세 소녀. 어쩌면 가장 막무가내인 듯 하면서도 꾸밈없이 순수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희미, 새를 사랑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하는 민진, 고양이들과 자주 함께 하며 먹는 일에 진심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별. 고등학교 2학년의 시간을 앞둔 세 소녀들에게 갑자기 닥친 준후의 ‘새’로의 변모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준후가 가족과 친구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기 전에,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뭉치는 세 소녀의 이야기에는 달려나갈수록 많은 비밀을 드러내기에 이른다.

어쩐지 소설을 대할수록 꿈결처럼 느껴졌다. 현실에서 알게 모르게 드러나고 마는 환상처럼 신목의 기운을 느끼는 듯 신비로웠고, 가지 끝에서 묵묵히 흩날리는 색색의 리본들처럼 그 끝에서 번지는 흰빛처럼, 그 한켠에 서서 장면을 마주하는 기분이 들었다. 꿈결처럼 오묘했으나 진실을 대면하는 순간이었다고 말해야 할까. 그리고 그 진실들을 믿을 수 있을 때 소설은 단지 소설이 아니라는 깨달음의 열매까지도 맺혀졌다. 새로 변한 준후를 사람으로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 소녀에게 던져진 ‘붉은 새’의 수수께끼. 소원을 들어주던 신목의 쇠한 기운 속에, 기원하는 힘으로 인간의 형상을 얻은 새별과도 같은 존재, ‘애착의 대상이기만 하다면 어떤 사물과 개념도 넋을 품을 수 있’는 신목이나 가택신뿐 아니라 도시,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이기도 한 ‘달그림자 긷기 의식’같은 세 소녀의 일까지, 신비로운 꿈결 같았지만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의 기원하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겨울의 끝에서 봄을 향해 있는 시간 속, 소녀들과 소년은 생각과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어떤 것은 이해하게 된 채로, 어떤 것은 내버려둔 채로 성장의 희비를 경험한다. 사랑이고 우정인, 상처까지도 간직한 채로 나아가는 것이 스스로의 책임이라는 것을 배운다. 머물러 있는 듯하지만 시간들은 어떤 경험들의 축적 속에서 우리를 나아가게 하고 변화시키면서 조금씩은 어떤 새로움을 만들고 그것을 몸과 마음에 스미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새삼 책을 읽으며 돌아보았다. 그들의 시간을 느끼며 나의 오래전 유년의 시간들도 그러했겠네, 라고 떠올리니 왠지 뭉클하고 그리웠다.

그때 지녔던 상처의 궤적이 어느순간 망각으로 접어들어 우리는 전혀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착각하지만, 소설 속 과거와 현재가 맞물리고 어느 것 하나 완전히 새로운 것이 없었던 것처럼 우리의 사는 일도, 그리고 나라는 사람 또한 그러할 것이다. 성장과 실패의 시간이 이어지는 일,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지는 것을 생각할 수 있어 소설의 특별함이 더해졌다.

환상이 현실로 펼쳐지는 세계, 신목의 리본들이 빛을 뿌리며 흔들리는, 휘영청 달의 기운으로 우물의 물을 길어올리며 기원하는 마음이 되어 그들의 소원하는 마음, 그 하나로 뭉쳐진 마음들이 아름다웠던 건 누구나가 품을 수 있는 기원하는 마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소원할 수 있는 자유와 가능성 때문에 우리 삶은 달을 적시듯이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그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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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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