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자락 아치울 마을에 새로 지은 P선생님 댁을 생각하면, J는 제일 먼저 박하차가 떠올랐다. 선생님은 새로 가꾼 뜰에 박하를 심었고, 손님들에게 그 박하 잎을 우려낸 차를 내주었다. 선생님은 이사한 뒤 한동안 매일 아침 창가에서 목도하는 일출 장면을 경이롭게 들려주었다. 그러나 선생님이 흥분한 목소리로 들려주던 그 장관을 J가 직접 본 적이 없기에 일출보다는 박하차의 향기가 J에게는 하나의 감각으로 새겨졌다. 가끔 화원에서 허브들 속에 놓여 있는 박하와 마주칠 때면, 선생님의 뜰이 떠올랐다. 선생님이 세상을 떠난 뒤, J는 그 집에 간 적이 없었다. 갈 엄두를 내지 못했고, 딱히 갈 명분도 없었다. J는 카트린 카뮈와 그녀의 만남을 상상하면서, 선생님의 자료를 찾다가 그 집이 노란 집으로 불린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7년 전, J가 이곳 루르마랭에 머무는 사흘 동안 선생님은 이 세상에서 저세상으로 떠나는 장례 의식을 마쳤다.
돌아와보니, 더 이상 선생님은 이 세상에 있지 않았다. 선생님의 영전에 작별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에 맺혀, J는 박하의 추억을 담아 「저녁 식사가 끝난 뒤」 라는 단편소설을 썼다. - 함정임 _ 그 겨울의 사흘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