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근을 동경하게 된 이유를 고백하자면 내가 가진 정반대의 성격 때문이다. 나는 빈틈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시간도, 할 일도, 능력도 모두 빽빽하게 채워져 있어야 했고, 스스로의 빈틈을 찾아내서 쉬지 않고 몰아붙여야 마음이 놓였다. 언제나 쓸모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요즘은 나에게 구멍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한다. 더 이상 그 틈이 ‘빈틈’이 아니란 것을 안다. 꽉 찬 부분이 구멍의 틈을 지탱해 준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비어 있는 부분이 꽉 찬 부분을 지지해 주고 있다. 연근의 구멍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