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게네프 단편집(이반 투르게네프 저/김민수 역)의 두번째 수록작 '만남'을 읽고 있다.

By GlacierNPS 2017년 5월19일 촬영 (위키미디어커먼즈)
cf. '만남'은 '사냥꾼의 수기'에 실려 있다.
사실 나는 옅은 연보라색 줄기에 회녹색의 쇠 같은 느낌의 잎사귀들을 부채처럼 펼쳐 가능한 한 위로 높이 들어 올리고 서 있는 사시나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긴 가지에 엉성하게 붙어 있는 둥글고 단정치 못한 잎사귀들이 끊임없이 흔들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여름날 저녁 낮은 관목들 사이에서 자라 오른 사시나무가 지는 해의 붉은 햇살을 향해 우뚝 서 발갛게 빛나며 떨고 있을 때, 또는 청명하지만 바람이 있는 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사시나무의 잎사귀 하나하나가 열정에 가득 차 멀리멀리 떨어져 날아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만큼은 괜찮다. -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