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고 밑으로 내려간 속눈썹 사이로 두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깊은 숨을 내쉬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그가 뱉어냈던 소리는 약하고 고르지 않아서 마치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어딘가 먼 곳에서 우연히 방으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떨리고 약간 울림이 있는 그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았고 니콜라이 이바니치의 아내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첫 번째 음이 지나고 그 다음에는 보다 힘 있고 긴 선율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후에는 마치 손가락으로 현을 세게 튕겼을 때처럼 금방 사라질 것 같은 떨림음이 두 번, 세 번 지속되고 다시 음이 점점 세지면서 슬픈 노래가 이어졌다. ‘들판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나 있었다.’ 그는 이런 가사의 노래를 불렀고, 우리는 달콤한 노랫말에 빠져들었다. 솔직히 이런 목소리는 처음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약간 갈라지고 떨림이 있었으며, 처음에는 가슴을 저미게 했지만 그 목소리 안에는 가슴 깊은 곳에서 요동치는 진정한 열정과 젊음, 힘, 기쁨, 그리고 어떤 깊은 애수가 녹아 있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참되고 가슴 뭉클한 러시아적 영혼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마음을, 러시아의 현을 통째로 흔들고 있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선율이 계속 퍼져갔다. - 가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