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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몬트 서곡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등대로'(이미애 역)가 아래 글의 출처이다.

사진: UnsplashJonathan Ford







버지니아 울프의 다른 소설들도 그렇듯이 『등대로』의 상상력은 죽음이 가져올 소멸과 삶의 의미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1부의 중심인물인 매력적인 램지 부인과 출중한 학자가 될 재능이 있었던 앤드루, 빼어난 미모와 부드러운 심성을 지닌 프루의 돌연한 죽음은 대단치 않은 사건처럼 괄호 안에 몇 줄로 간단히 기술될 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무작위로 생명을 앗아 가는 죽음의 엄연한 존재를 선명하게 부각한다. 울프는 13세에 어머니를 잃었고 이후 십일 년간 사랑하던 언니 스텔라와 오빠 토비, 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가족 네 명을 잃으면서 그때마다 심각하거나 가벼운 정신 질환을 앓았던 만큼 죽음과 소멸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을 테고, 그래서 죽음이 작품의 중심적인 테마로 등장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울프 당대에 죽음은 개인적이고 우연적인 사건일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자연적으로 늘 존재하는 위협이었다. 서구 역사상 유례없는 대량 살상을 가능하게 했던 1차 세계 대전은 인간의 무모한 야만성에 대한 분노뿐 아니라 불안정한 인류의 운명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한 참사였다. - 작품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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