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무민 골짜기가 무척 가까워졌고, 드디어 토프트가 골짜기에 다다랐다. 무민 골짜기의 자작나무 줄기는 유달리 새하얗게 빛나 알아볼 수 있었다. 하얀 부분은 더 하고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두웠다. 토프트는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걸으며 주위 소리에 귀 기울였다. 누가 나무를 베고 있었다. 틀림없이 무민파파였고, 겨울나기를 준비하느라 나무를 베는 듯했다. 토프트는 발소리를 더 죽였고, 하다못해 이끼도 거의 밟지 않았다. 강가에 가 닿자 다리와 길이 보였다.
무민파파가 나무 베기를 끝냈는지 이제 모든 개울과 시내가 모여들어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 소리만 들려왔다.
토프트는 생각했다.
‘이제 다 왔어.’
다리를 건넌 토프트는 정원으로 들어갔다. 정원은 토프트가 묘사했던 이야기에 나오는 그대로였고, 달라졌을 수도 없었다.
나무들은 11월의 안개 속에 이파리 하나 달지 않은 채 서 있었는데 어느 순간 초록빛 옷을 입고 있었고, 풀밭에는 햇살이 부서져 내리고 있었으며, 달콤하고 감미로운 라일락 향기가 느껴졌다. - 제6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