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접실에 앉아 대화를 주고받거나 간혹 볕이 좋은 날이면 함께 산책을 나가기도 하지만 할머니가 브뤼니에 씨의 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시디플레이어로 바흐나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는 것이다. 브뤼니에 씨가 시디를 틀고 차를 끓여 내오면, 할머니와 브뤼니에 씨는 응접실의 의자에 일정한 사이를 두고 앉은 채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한 곡이 끝날 때까지 각자 할일을 하며 음악을 듣곤 했다. 그러고 있노라면 오래된 기억들이 두서없이 떠올랐고 할머니는 음악이 인도하는 대로 몸을 맡긴 채 먼 여행을 떠났다. - 흑설탕 캔디(백수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