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호프의 ‘사할린 섬’(배대화 역)을 전부터 천천히 읽는 중이다. 빨리 읽히지는 않는다. 아래 글은 ‘제2부 사할린 섬 - 여행기 중에서’의 ‘IX. 트임 혹은 트이미, 해군 대위 보쉬냐크, 폴랴코프, 베르흐니-아르무단, 니즈니-아르무단, 데르빈스코에 마을, 트이미 산책, 우스코보 마을, 집시들, 타이가 숲 산책, 보스크레센스코에 마을’이 출처이다. (1부는 시베리아 여행기이다.)
사할린 섬(2017) By Yaroslav Shuraev - Own work, CC BY-SA 4.0 * 사할린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1s0987a
그들은 지겨워서도 웃었고 또 심심찮게 울기도 했다. 이들은 실패자들로서 대부분이 신경쇠약자이며 불평하는 자들로서 ‘잉여인간들’이다. 그들은 이미 빵 한 조각을 얻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하였으나 그나마 남아 있던 얼마 되지 않는 힘마저 다 써버리고 끝내는 손을 내젓고 말았던 것이다. 왜냐하면 ‘어떠한 수단’도 남아 있지 않았고 ‘어떠한 모양으로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강요된 무위는 점차 익숙해졌고 지금 그들은 마치 바닷가에서 좋은 날씨를 기다리듯 막연히 기다리며 괴로워하고 하는 수 없이 잠을 자며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채 있다. 아마도 이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