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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epurpler님의 서재
  • 당신이 헌법이다
  • 임지봉
  • 17,910원 (10%990)
  • 2025-05-28
  • : 1,370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나는 원래 법학을 전공하는 것이 꿈이었다. 어쩌다보니 인생의 항로가 법학에서 경영학으로 바뀌면서 지금은 금융계에 몸을 담고 있다. 그렇게 법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에서 법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로 40년 이상을 살았다. 2024년 12월 3일 불법계엄이 있은 후 헌법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지만, 사실 10월경부터 헌법을 조금씩 읽고 있었다.


그 동안은 헌법 전문이 담긴 책을 위주로 보고, 필사책을 따라 글을 쓰거나 외우는 일을 했다. 그러다 문득 무작정 쓰고 외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헌법 조문에 담긴 내용들과 조문들에 관한 히스토리를 알고 싶어졌다. 마침 서강대 로스쿨의 임지봉 교수가 집필한 친절한 헌법 해설서를 접하고 망설임 없이 선택을 하게 되었다.


필자는 대한민국 헌법의 위대함과 동시에 국민의 뜻을 충실히 담았음을 강조한다. 특히 처음부터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의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언급하면서 헌법에 담긴 국민의 뜻을 전한다. 윤 대통령의 탄핵도 국민의 대변인으로 국민의 뜻을 거스른 대가임을 명백히 밝힌다. 국회, 헌법재판소, 대통령 등 모든 국가기관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위임받은 권력을 대행할 뿐이다.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 법률은 국회의원들이 만든다. 하지만 헌법은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국민투표를 통해 만들기 때문에 더 정확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헌법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법의 기본이 되는 최고법이기 때문에 헌법 개정에 대한 조심스러운 의견도 내놓는다.


기존의 헌법 해설서가 헌법 조항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책은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헌법 이야기를 다룬다. 헌법이 가지는 의미를 풀어주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확인한다. 특히 헌법이 강조하는 통치구조, 기본권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외국의 헌법과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 헌법의 독특함을 강조한다.




거의 절대적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되는 헌법이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약간의 혼돈을 느꼈다. 법이 시대가 바뀌면서 다르게 적용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런 의문은 책에 언급된 사례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되었다. 합헌이었다가 위헌으로 바뀐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간통죄, 집총거부 병역법 위반, 낙태죄 등이 있다.


간통죄는 과거 형법상 처벌 대상이었지만 2015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따라 더 이상 형법에서 처벌할 수 없는 죄명이 되었다. 간통죄는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 및 사상활의 비밀과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것이 위헌 결정의 주요 요지였다. 좀더 흥미로운 것은 소급효 때문에 간통죄의 위헌 결정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보통 위헌 결정에 따른 법률의 효력은 '결정일'로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형벌에 관한 법률은 예외적으로 소급하여 효력을 잃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간통죄의 위헌 결정에 따른 소급효가 1953년 이후의 모든 사건에 적용하는 법적 혼란이 불가피했다고 한다. 따라서 국회에 헌법재판소법 개정을 건의했고, 일부 개정이 이루어져 법적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헌법에 얽힌 재미있는 스토리들, 어렵기만 했던 법조문들을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특히 기본권의 사용에 관해서 반드시 읽어보면 좋을 내용이 많다. 헌법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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