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쫑이파의 서재
  •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 최은미 외
  • 13,500원 (10%750)
  • 2025-10-21
  • : 19,780

"문학동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김승옥문학상은 1960년대 한국 현대소설의 빛나는 한 정점을 보여준 작가 김승옥의 등단 오십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문학상이다. 2025년 제10회 수상작품들을 담은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만나보았다. 단편소설은 여전히 어렵고 난해하다. 하지만 수상작품집에는 그 난해함을 해소할 수 있는 평론가들의 해설을 접할 수 있어 조금은 위안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작품집에는 수상 작가들의 '작가노트'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문학에 대한 무지를 조금 더 해소할 수 있었다.


설령 그곳이 바다 한가운데거나 깊은 산속이더라도 당신이 흔적을 남기는 순간, 그곳은 당신의 길 한복판이 아닌가. 「스페이스 섹스올로지」 김인숙


장편소설에서는 흔치않은 속도감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단편소설이 가진 매력인듯하다. 감정의 흐름도 스토리의 흐름도 빠르다. 그렇기에 작가가 이야기에 담고 있는 깊이 있는 주제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버겁다. 역시 해설의 친절함을 기대어 두세 번 읽어본다. 김승옥문학상의 대상 작품들이 등단한지 10년 이상의 작가들이 쓴 단편소설이라는 점이, 자신만의 문체를, 색깔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점이 현대소설의 문외한을 위로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삶을 살게 된 건 사소한 용기가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빈티지 엽서」 김혜진


작품집에는 일곱 편의 작품이 각자의 색을 가지고 빛나고 있다. 일곱 명의 작가들이 그리고 있는 '오늘'은 어떤 모습일까? 치유될 수 없는 아픔을 그리고 관계가 흐려지고 결국에는 끊어지는 다양한 원인을 보여주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든 계엄이 배경이 되고, 사북 탄광 노동·민주화 항쟁이 배경이 된다. 인간의 무자비한 폭력성을 볼 수 있었고, 오해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의 시선도 만날 수 있었다. 호의가, 선의가 무시되고 존중받지 못하는 오늘을, 물질이 지배하고 있는 오늘의 씁쓸함을 다시 한번 접할 수 있었다.


일곱 작품들 중 제목에 속아서 처음으로 읽었던 배수아 작가의 「눈먼 탐정」은 문학평론가 김미정의 친절함도 속수무책이었다. 탐정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가벼운 추리 소설을 생각한 것이 잘못일까? 2025년도 저물고 있지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일곱 작가들의 또 다른 작품을 만나보는 것. 그렇게 현대소설에 조금씩 다가가보고 싶다. 2026년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조금 더 수월하게 만나보고 싶다. 멋진 작품들 속에서 빛나고 있는 아름다운 문장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향기가 건넨 꽃을 나는 뱀으로 받았다. 「돌아오는 밤」 최진영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