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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이파의 서재
  • 호흡과 폭발
  • 이유소
  • 12,600원 (10%700)
  • 2025-07-28
  • : 106

"한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한국 미스터리를 이끄는 여성 작가 모임 '미스 마플 클럽'의 이유소 작가가 만들어놓은 환상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호흡과 폭발》의 책날개에 환상문학 작가란 소개가 무색하지 않게 신비한 세계를 참 많이도 또 다양하게도 소개하고 있다. 호흡처럼 무의식적으로 일상이 되어버린 평범한 현실 세상에서 폭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청소년기의 일탈을 폭발이라고 할 수 있을까? 평범한 일상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삶에서 꼭 폭발이 필요할까?


p.9. 내가 그 구멍을 알게 된 건 아주 오래전 일이다.


힘겹게 하루하루 버티던 유소에게 난치병 소식이 트리거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중학교 동창 유상의 낯선 초대에 응하고 그곳에서 '구멍'을 처음 접하게 된다. 유상이 구멍 속으로 뛰어들어 사라진 후 유소는 '유상이 왜?'라는 의문보다는 '나도 뛰어들까?'하는 유혹에 빠진다. 신비한 구멍을 현실 세계의 도피처 정도로 생각했다. 그렇게 유소의 신비한 다크투어는 시작된다.


p.14. 꿈속과 현실에서 전화벨이 동시에 울리고 있었다.


환상인듯하지만 현실에 반쯤 연결된듯한 묘한 시공간이 이어지고 꿈인 듯 현실인 듯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스토리는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폭과 깊이를 더해간다. 어린 시절 성적 학대가 의심되던 친구를 만나게 되고, 서프러제트라 불리던 여성 참정권 운동가와도 만나게 된다. 만나게 되는 시점도 장소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거기에 이 소설의 즐거움이 있다.


현실 세계의 어둠이 이야기 전체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듯하지만 '구멍' 속 신비한 세상의 어둠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구멍은 도피처로 향하는 입구가 아닌듯하다. 어쩌면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출구인지도 모른다. 구멍 속으로 들어간, 구멍 속 세상의 유소에게 '구멍'은 입구일까? 출구일까?


p.73. "세계가 존재하는 건 내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야."


p.74. "어디에 있든 그 사실을 잊지 마. 네가 진짜 있어야 할 세계는 언제나 네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


구멍 속 세상에 들어간 유상은 그림자가 되었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되어 바닥에 끌려다니고 있다. 그렇다면 유소는? 빈약한 상상력으로 이유소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즐거움은 엄청나다. 그 즐거움은 힘겨운 현실 세계의 도피로 선택한 구멍 속 세상의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는 아이러니가 만들어낸듯하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었을 현실 도피가 가능한 구멍이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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