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도쿄대학교 명예교수인 해부학자 요로 다케시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따라가보았다. 정말 어렵게 따라갔다. 너무나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일본의 대표 지성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이라는 저자의 생각이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저자가 들려준 이야기대로라면 적어도 '나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자아를 찾고,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라는 조언들은 저자의 이야기 앞에서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처음부터 조금씩 힘들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고 '개성'이나 '자아'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p.97.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으면 '해야 할 일'을 좋아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는 220여 페이지의 부담스러운 분량의 에세이이다. 그런데 그 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는 너무나 넓고 깊다. 타인은 이해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왜일까? 저자는 인간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아는 찾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변화라는 개념을 인간에게 넣으면 '정보화사회'도 다른 의미를 가진다. 저자가 들려준 정보화사회의 개념은 더 새롭다.
p.104. 그렇게 달라지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 그게 인생입니다. 자기 자신은 만드는 것이지 찾는 것이 아닙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1장 안다는 것부터 꼼꼼하게 천천히 읽어야 한다. 저자는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 자신에서 타인으로 그리고 세상의 상식과 데이터로 이어진 색다른 생각은 5장 자연 속에서 살고 자연과 공명하다에서 환경문제와 '어린아이'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짧은 챕터들이 이어지지만 쉽게 넘길 수 있는 챕터는 없다.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 철학을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p.38. 그러나 달라진 건 세계가 아니라 보는 사람, 즉 나 자신입니다. '안다는 것'은 나 자신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편안하게 읽을 수 없는 까닭은 우리가 가진 기존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들려주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기존의 생각을 바꾸고 다시 한번 접한 《우리는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는 새로운 생각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었다. 두 번을 만났지만 조금 더 만나보고 싶은 의미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