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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곰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진 〈카모메 식당〉의 원작자로 유명한 작가 무레 요코의 새로운 작품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샘플북으로 만나보았다. 제목은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이야기는 버리지 못하는 사람과 버리려는 사람 사이의 갈등이 주요 흐름으로 한듯하다. 못 버리는 언니, 버리려는 동생, 책벌레와 피규어 수집가의 신혼집 논쟁은 제목부터 두 진영의 싸늘한 갈등을 느낄 수 있다.
샘플북으로 만난 이야기 「쌓아두는 엄마」의 갈등 당사자는 엄마와 딸이다. 잘못 주문한 컵라면을 비롯한 엄청난 양의 식재료가 쌓인 방을 마주한 모녀의 각자 입장이 아니 딸의 입장이 주요 흐름인듯하다. 그런데 쌓아두고 버리지 못하는 엄마에게 무언가 사연이 있는듯한데 「쌓아두는 엄마」의 도입부만 살짝 보여준다. 마트의 맛보기 코너처럼 살짝 맛만 보여준다. 어떤 깊은 맛을 감추고 있을까? 틀림없이 공감할 수 있는 소중한 맛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곰 출판사가 숨기고 있는 전체 이야기의 맛은 어떤 의미 있는 맛일까?
버린다는 것은 단절을 의미하는 것 같다. 과거로부터, 추억으로부터의 단절. 어쩌면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단절이, 끊어버림이 안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추억을 머릿속이 아닌 집안 구석에 쌓아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공간을 채우듯 추억을 채울 수 있다면 마음속 헛헛함을 떨쳐버릴 수 있지 않을까? 너무나 짧은 샘플북이 주는 헛헛함을 달래기 위해서는 빨리 무레 요코가 들려주는 전체 이야기를, 5개의 소중한 이야기를 만나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