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간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일까? 아마도 건축가도 공간 활용에 대해서는 빠지지 않는 능력을 가진 전문가일 것이다. 건축가들이 설계한 일본의 작은 서점들에서 공간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낸 일본의 건축 전문 월간지「건축지식」 편집부의 책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本屋圖鑑》을 만나보았다. '실무에 도움이 되는 주제를 다룬다'라는 목표를 가진 잡지의 편집부에서 만든 책답게 소규모 책방 운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도서 구입부터 진열 방식까지, 전면부 조명부터 고객 동선까지 책방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실제 사진 자료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책을 열면 재미난 만화 캐릭터가 매일 외치고 싶은 이야기를 외치고 있다. 창업. 와나타는 '작은 동네 책방'을 운영하겠다고 사표를 던진다. 과감하게. 하지만 전혀 준비된 것은 없고 무지가 만든 용기만 있는 와나타가 던진 화두를 시작으로 작은 규모 서점들의 평면도와 사진들을 보여주며 작은 책방 운영에 대해 촘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점 콘셉팅]을 통해서 본문에 소개한 서점들의 콘셉트를 분석해 주고,[매장 운영]을 통해서는 실제 책방 운영자들이 자신들의 운영 노하우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일본 각지에 있는 특색 있는 40개의 로컬 서점들의 출입구부터 조명, 바닥 마감까지 정말 작은 서점 운영의 'A to Z'인듯하다. 1897년부터 120여 년의 전통을 가진 건축서 전문점 '류류도'를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적당한 콘셉트 concept와 다양한 콘텐츠 contents가 있다면 백 년을 이어가는 멋진 '동네 책방'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사진과 그림들이 많아 전문성이 떨어질 것 같지만 '회전율을 높이는 진열 방식','절도 애 대한 대책' 등의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서점 운영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최대 출판사의 매출이 '백억'단위인데 반해 일본의 3대 메이저 출판사 매출은 '조'단위라고 한다. 인구 차이도 있지만 독서 인구의 차이는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출판계가 호황을 맞았다고는 하지만 '동네 책방'들은 이번에도 비켜갈듯하다. 일본의 동네 책방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동네 책방을 꿈꾸고 있는 창업 희망자와 작은 책방 운영자들에게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 같다. 6평에서 100평 규모의 서점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 나갈지 실제 운영자들의 인터뷰도 함께 싣고 있어서 책방 창업 실용서로서의 가치가 차고 넘치는 책이다.
"현익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