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자이너로서 인정받고 수상 경력도 있는 작가 홀리 그라마치오의 독특한 상상력이 담긴 《다락방에서 남편들이 내려와》를 만나보았다. 작가의 또 다른 직업이 게임 디자이너인 까닭인지 정말 다양한 성격과 외모의 남편들이 등장한다. '다락방'이라는 신비한 통로를 통해서 정말 많은 남편들이 내려온다. 폭력적인 남편도 있고, 엄청난 부富를 가진 남편도 만나다. 하지만 또 다양한 이유로 그들을 다시 다락방으로 돌려보낸다.
친구 엘레나의 결혼 축하 모임에 참석했다가 늦은 밤 집에 돌아온 로렌을 낯선 남자가 집 안에서 맞이한다. 집을 나서기 전까지도 없었던 남편이 있었다. 결혼한 사실조차 없는 로렌에게 남편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집안이 혼자 살 때와는 달라져있고 결혼사진도 걸려있다. 그리고 확인해 보니 주위 사람들도 자신의 남편도, 결혼도 알고 있다. 너무나 황당한 사건의 시작이 다락방인 것을 알아내고 원인을 찾아보려 하지만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수많은 남편들을 다락방에 돌려보내다가 스스로 다락방으로 돌아가려는 보하이를 통해서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400번이 넘게 옷장에서 옷장으로 결혼 생활을 해온 보하이는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을 알고 있을까?
p.254. "그런 건 비교할 수가 없어. 당신이 정말 남편을 좋아했다면 얼마나 오래 함께였느냐와 상관없이 슬퍼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야기는 시종일관 가볍다. 로렌이 다락방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남편들과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가벼운 웃음을 준다. 하지만 만약 나에게 다락방이 생긴다면, 내가 로렌의 입장이라면 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면 이야기는 전혀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우리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듯이 결혼, 비혼, 이혼은 선택의 영역일듯하다. 하지만 모든 선택을 올바르게 할 수 없듯이 결혼도 마찬가지일듯하다. 선택에 대한 최선을 다해보는 것만이 해결책일듯하다.
결혼이라는 사회제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남편을, 아내를 바꿀 수 있는 신비한 '다락방'을 발견하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로렌의 재미나고 흥미로운 결혼 생활을 만나보길 바란다.
"북폴리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