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은 비밀입니다》는 『우주로 가는 계단』으로 창비'좋은 어린이책'대상과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전수경 작가의 첫 청소년 장편소설이다. 제목에서 흥미를 끄는 '채널명'은 유튜브 채널이 아니라 TV 채널이다. 유튜브 관련 소설인 줄 알았는데 '멀티버스'를 모티브로 한 다중우주를 그린 흥미로운 청소년 소설이다.
p.13 엄마는 두 세계를 산다. 텔레비전 안과 밖.
주인공 희진은 중간고사가 끝난 날도 독서실을 찾는 '모범생'이다. 전교 1등. 그런 희진의 모습은 희진 자신이 만들어낸 자신만의 존재감 표출 방법이다. 하루 종일 텔레비전 앞에 머무는 엄마의 '은둔'도 자신의 탓이라 여기는 듯하다. 미혼모. 희진의 나이 때쯤 희진을 낳아 세상을 등지고 살고 있는 엄마의 빈자리를 스스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희진의 모습이 너무나 안쓰럽다.
이야기는 희진이 엄마의 이중생활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아니 보게 되면서 시작된다. 늦은 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렇게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되고 이야기는 희진의 세상과 또 다른 세상, 엄마의 세상을 오가며 전개된다. 물론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다중 세계를 오가기 위해서는 특수한 아이디도 필요하다. 다른 우주에 살고 있는 나를 만난다면 어떤 느낌일까?
엄마의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쯤 희진 앞에 새로운 친구가 나타난다. 소미. 희진의 친구 윤아의 손목 상처를 보며 울먹이는, 윤아의 자주 있는 결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전학생 소미. 희진은 소미를 통해서 행복한 삶에 대해, 평범한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 녀석 소미도 무언가 비밀스럽다.
p.143. "…많은 경우 우린 스스로 구원할 수 없어요. 다른 사람의 도움에 빚지며 살아가야 하죠."
누구나 '나'이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들려주고 있다. 많은 세상에 살고 있는 '나'는 그 세상에서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멀티버스, 다중우주라는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나 자신의 소중함을 보여주고 있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창비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