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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님의 서재
  • 국토박물관 순례 1
  • 유홍준
  • 18,000원 (10%1,000)
  • 2023-11-20
  • : 3,343
유홍준 선생님은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시다.
선생님께서 맛깔나게 엮어 전하시는 모든 사실은 놀랍고 안타깝고 유익하고 재밌고 뭉클하고 등등등의 감정을 끊임없이 일으켜 어느덧 역사와 사랑에 빠진 자신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아무래도 시험에 나올 내용들 이상으로 실하게 다뤄진 주변이야기?가 마치, 이 책 또한 역사드라마라면, 드라마 제작일기가 같이 버무려진 듯한 생생한 느낌을 주기 때문 아닐까.
이를테면 유적 발견~발굴 과정, 유적지 조성 및 박물관 건립 과정, 지명의 역사를 포함한 그 일대의 지리와 사회 변천사, 그곳의 감수성을 감 잡아줄 문인과 예인에 대한 얘기들에서 과거에 연결되어 있는 현재, 현재 속에 녹아있는 과거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의 발길을 돕는 택시기사 아저씨와 답사팀 멤버, 현지 가이드들과의 짧은 만남들마저도 반갑다. 역사는 단순히 팩트찾기가 아니라 연결이며, 시공간의 퍼즐조각만이 아니라 뭣보다 사람을 잇는 것임을(!!) 느껴본다.

부산 영도의 패총터, 천전리암각화, 반구대암각화 모두 모르고 보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기 쉽상일 것 같다. 동북공정 때문에 이제 제대로 된 답사도 어렵고 가더라도 현장의 안내가 못미더울 만주땅 이야기는 답사 당시와의 상당한 시간차가 전혀 문제될 것 없이 절절한 감동을 안긴다. 고심하고 또 고심하여 순례지들을 택한 걸 알 수 있다. 초라하고 희미하며 닿지 못할 것들이 품은 수천 년의 신비와 웅장함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김에 따라 마음 깊숙한 곳에 심긴다.

비주얼 혹은 영상이 모든 걸 지배하는 시대에 이토록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텍스트의 위력이 발휘되는 책, 그런 책을 계속 내놓는 작가의 존재에 다시금 감사하게 된다. 이제 선생님따라 가서 직접 보고 느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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