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이야기를 하는 책, 큐레이터에 관한 책, 박물관을 소개하는 책은 더러 있었지만, 이 책은 박물관이라는 공간과 그 안에 있는 유물, 사람을 느슨하게 엮는다는 점에서 사뭇 다르다. 박물관을 구성하는 요소 사이에서는 따뜻한 연결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수년간 박물관에서 근무하며 다른 이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까지 손발을 뻗어본 저자의 온기가 곳곳에 묻은 까닭이다. 우리에게 유물은 자랑스러운 것이며 박물관은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와 역사의 증거물을 보존하는 곳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들을 자랑하기보다 사랑하는 방법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우리의 박물관은 이렇게 사랑스럽다면서, 저자의 지문과 발자국이 남아 있는 박물관 곳곳으로 손을 잡고 이끄는 듯 하다. 이처럼 더 많은 이들이 박물관을 사랑했으면 하는 바람이 박물관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