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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령님의 서재
  •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 정미경
  • 8,100원 (10%450)
  • 2005-06-22
  • : 285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정미경 작가 전작읽기 두번째 책
-이상한, 슬픔, 원더랜드
제목에서 부터 스토리를 상상해 본다

왜 제겐 슬픔과 두려움이 똑같은 정서에 붙여진 다른 이름처럼 생각되는 거예요?
눈부신 것들이 사실은 두려워요. 저만 그런걸까요?
후회하지 않는 삶이 이런게 아니었던가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여기, 지금
그토록 꿈꾸던 원더랜드에 도착했는데 말이에요
정말 이상하지 않아요? (p.p318~319)

36살의 윤자가 26살의 윤자가 된 것은 원더랜드에 도착하기 위한 것일까?
원더랜드 ,놀이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장권이 잇어야 하고, 입장권을 사기 위해 윤희는 고급콜걸로 산다. 자신이 성적 어필을 주무기로 하는 여배우로 인식되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것은 원더랜드로 가기 위한 입장권을 어떻게 해서든 지불하고 싶은 주체적인 욕구임과 동시에 상승을 꿈꾸는 장자의 나비 같은 것인지 모른다.
작가는 경제학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파생상품등, 많은 전문적인 지식으로 중호를 설명한다.또다른 원더랜드의 입장권을 사기 위해 타인을 파는 중호는 타인의 욕망을 진열하여 상품을 판다
중호가 가고자 하는 원더랜드는 윤희의 원더랜드와는 또다른 공간이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소년의 원더랜드, 편안히 쉴곳을 염원하는 나비를 사랑하는 중호의 원더랜드 .
치열한 운동권들의 그림을 그린 민중미술진영에서 대중미술진영으로 온 지원의 원더랜드는 무엇일까? 그녀가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라는 , 어쩌면 일상 실재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한석, 동주, 그들의 원더랜드에는 무엇이 있을까
2002년 월드컵에 물들어 있던 우리 모두는 월드컵의 광품에 자신을 잊었었다. 방향을 잊어버린 우리는 휩쓸고 간 바람을 오랫동안 자신의 기억속에 붙잡아 두었지만 그것은 바람이었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바람은 흔적을 남기는 것

중호는 월드컵의 열기에 이렇게 말한다
속없는 놈들 .꿈은 이루어진다고? 현실과 환상을 구분할 줄 모르는 인간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너서클에 들어 올수 없는 것이다. 중호의 눈에 거리의 인파는 내일을 모르는 하루살이처럼 보인다. 얘들 월드컵 끝나면 뭐하고 살라나 (p.13)

신랄한 냉소다. 그것이 끝은 아니지만 우리는 삶의 한고비마다 그것이 끝인것 처럼 산다.

여러분은 가정법 과거완료형의 문장을 사용하지 않는 인생을 살기 바래요. 내가 거길 갓었더라면, 열심히 노력했었더라면, 좀더 공부했더라면, 등등 젋은 여러분에게 이런 문장은 어울리지 않겠지요? 다음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 봐요(p.19)

가장 가정법 완료형 처럼 사는 남자 동주, 지원을 사랑했지만 그녀 옆의 선배를 보았고 , 자신의 인생을 후회와 그림움, 갈망으로 사는 남자가 동주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 페레가모 구두 대신 발이 편한 스니커즈를 신고 챙일 짧은 사파리 모자를 쓰고 나비를 채집하러 다니는 것이 중호의 꿈이다. 버려지지 않고 책꽂이에 꽂힌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는 나비사진이 꼭 들어 있다. 혼자 있을때면 콜렉션 해놓은 납의 생태 비디오를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다. 그러나 실제로 나비를 잡으러 나선 적은 한번도 없었다. 늘 꿈꿀 뿐이다. 그러니 정확히 말하자면 언젠가는 나비를 잡으러 떠나겠다는 백일몽이 취미인 셈이다. (P.37)

중호, 그의 삶이 모두 백일몽이 아닐까, 그래서 그 속에소 자신의 존재를 거대 숫자로 증명하고 싶은 남자
그가 가고 싶은 원더랜드가 무엇인가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 무엇을'부터 '어떻게' 까지 완전한 자유가 주어진 지금, 지원은 두렵다. 무수한 강요에 길들여진 자신의 세계를 어디서부터 허물고 풀어나가야 하나, 막막하고 두려웠다 (P.45)

지원

전시란 결국 내가 보여주려는 것과 보는 사람의 착시 그간격을 알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월드컵 특지에 묻혀 전시 기사가 쪼그라들어버렸다면 미스 최는 투덜거렸지만 어차지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P.46)바로 그때 , 그 순간처럼 삶이 신비롭게 피어나는 때가 있을까.다른 생의 길을 질주하던 두 영혼이 맞부딪치며 달려오던 가속도로 뒤섞이고 회오리쳐 끝내 분리될 수 없는 새로운 화합물로 변하는 순간 . 그 부닺함은 다른 모든 존재들을 지워버렸다.
두개의 낯설고 오만한 세계가 섞일 때 저항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신생의 별처럼 탄생했다. 낮과 밤이 삶을 섞는 일몰의 시간 , 혹은 여름과 가을이 서로 섞이는 그 형이상학적인 시간처럼. 연애를 시작하는 두 사람이 상대방이 아니라 그 두세계가 부딪치는 순간의 광휘에 먼저 매혹되는 것인지도 몰랐다
(P.69)그날은 언제였을까. 지나간 역사의 어느 순간? 혹은 아직도 오지 않은 어느날? 어제의 어느 한순간이었을 수도. 다가올 어느 하루일 수도 잇겠지만 여전히 오늘은 아니다. 현오는 뛰어내리며 제 목숨과 함께 지원의 속에 잇던 어떤 것도 가져가 버렸다 지원의 가슴속에는 무언가가 빠져나가면서 생긴 검은 흔적이 남았다. 동주의 가슴속에도 똑같은 흔적이 남았을 것이다. (P.73)

책속에서 인용된 구스타프 르봉의 말은 여러 의미를 생각나게 한다.그러나 우리를 감싸고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백일몽
삶은 꿈이다. 어쩌면 꿈보다 못한 꿈속에서 사는지 모른다
정미경 작가의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는 각자의 슬픔속에 존재한다
원더랜드의 회전 목마를 돌리는 것은 자신들의 슬픔과 아픔으로 잉태된 눈물의 회전목마임을 독자들은 알지만 정미경이 그려내는 책속의 인물만이 모를 뿐이다. 중호와 윤희만이
인간의 욕망을 냉철하게 바라보면서도 자신의 백일몽을 꾸는 중호와 자신을 성형한 윤희만이 그들의 원더랜드의 실체를 알뿐이다.
운동원 세대인 ,야학 교사 출신인 한석, 동주 지원이 그들을 가르쳤던 윤희보다 현실 감각이 떨어지고, 허위에 사로잡힌 것은 어쩌면 월드컵열기와 같은 시대적인 열망이엇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준비되지 않앗으면서도 타인을 가르치려 했고, 그들은 이제 변태를 거듭하여 자신의 과거를 발판 삼아 뛰어 오르는 부나비가 되어 간다.
한석
등장 인물 모두가 결코 실체를 알수 없는 한석과 연결고리를 가진다는 치밀하고 묘한 연관고리는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군데더기 없는 문체로 살아난다. 한석이 그들의 원더랜드의 입장권임을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독자는 알게하는 작가의 영리한 짜임이 감탄하게 한다.
놀이공원이나 서커스에는 그들을 호객할 가장 우스꽝스런 삐에로가 존재한다.
정미경 작가의 많은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고 싶은 아쉬움은 그의 책을 읽을때마다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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