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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령님의 서재
  • 손절사회
  • 이승연
  • 18,900원 (10%1,050)
  • 2026-04-16
  • : 23,064
"확장된 우울증개념이 고통을 정치화하는
수단이 될 때 이는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평등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그렇기에 실제로는 불평등하고 부조리로 가득한
사회에 대한 성찰과 문제 제기를 어렵게 한다."(p.328)

#손절사회 는 독립연구자인 이승연이 쓴
사회학적 관점으로 본 우리시대 인간관계의
문화를 관찰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책입니다.
최근 카카오톡이 "조용한 채팅방으로 보관"
이라는 기능이 생겼다고 어느 모임에 참여하신
분이 알려주셨습니다. 단체채팅방을 나가긴
어렵지만 더 이상 새로운 메시지 알림을
거부할 수 있는 기능인데요.

업데이트된 이 기능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의 인간 관계가 이렇게까지?
라는 씁쓸함을 느낌과 동시에 어느새 조용한
채팅방을 만드는 나를 확인하며, 나 또한
누군가에게 보관용이 된건 아닐까 상상합니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가 강화된 지금 "가장 외로운 세대'가 된 이들의 중심에 있는 치료요법문화가
가진 소비지향성과 그 폐해, 인간의 연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합니다.

인간관계전문가의 시대는 최근 예능경향이
지닌 무해함이라는 시대정신과 어떻게
결합하는지 보여줍니다. "치료요법문화는
정신적 건강이라는 자본을 관리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과 내면을 감시하는
행위를 촉구하고,투자대상을 찾는 경영자처럼
타인에 대해 도구적 태도를 보이라고 권장하기도
한다." (p.85)

자기 치유,행복,자존감을 찾으라고 부르짖는
치료요법문화 속에서 왜 전세계의 수많은
이들이 치유되지 않고 더 많은 상담과 진단,약을
복용하는지. 결국 치료요법문화의 언어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우리는 타인에게 귀 기울기보다, 쉽게 상담받아보라고 말하는
소비적 위로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있게
다가옵니다.

나아가 정신분석에서 인지행동치료에 이르기까지 치료요법은 "사회적 수준에서
작동하는 권력과 이해관계의 문제가 개인의
주체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해서는 거의
할 말이 없다는 점에서만 공통점이 있다고
저자는 말하는데요. 결국 치료요법문화는
공동체 안에서의 인간관계를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보면서, 고통의 원인에 둔감하게
만들 뿐인 진통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특히 페미니즘과 치료요법문화를 연결한
부분은 막연한 의심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고통을 폭로하고
자기돌봄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의사, 즉 권위자의 존재는 또 다른 위계의
설정이겠지요.

"의학적 진단을 통해 인증받지 않는다 해도
고통은 진짜다."(p.326)

저자는 치료요법 문화가 아무리 진보적이라 할지라도 신자유주의 하에서 소비자를 양산하고,
진단의 늪에 빠지며, 권위에 기대며, 정치적.사회적 기제를 도외시한다면
결국 " 경쟁주의 문화만큼이나 우리를 냉정하고
외로운 성과 기계로 빚어내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p.29)라는 저자의 말은 오랫동안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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