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과탐욕사이
이혜령 2026/06/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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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식가들
- 오동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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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 - 2026-04-30
: 175
#미식가들 은 제12회 네오픽션상 수상작인 오동궁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사이보그, 감각공유, 미식이자 탐식,먹방,외계인이라는'소재를 자연스럽게 엮으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타버린 신체를 의체로 바꾸고, 외계인이 감각을 공유하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는 설정은 SF적입니다. 하지만 다른 존재에 대한 따돌림, 가난,청년실업,먹방,
요리경연대회는 요즘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이 작품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것은 근미래적인 배경과 sf적인 요소들을 '먹방'이라는 소재 사용의 디테일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챕터인 어느 미식가의 인터뷰는 책의 뒷부분을 궁금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어린시절 사업 실패로 아버지의 죽음, 엄마의 죽음을모르는 어린 소녀가 자신도 모르게 인공의 몸을 갖게 되었다는 설정은 진부할 수도 있지만 식욕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미각 공유자들이 자신이 느끼는 미각을 그로톤인에게 돈을 받고 판다는 아이디어는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미각공유를 '포르노'라고 말하는 장면을 타인의 먹방을 보면서 관음적 즐거움을 얻는 요즘의 세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주인공 민아는 자신의 신체를 잃고 의체를 가진 존재인데요. 의체도 지불 능력에 따라 여러 감각을 가질 수 있다는 부분은 앞으로 인간의 감각이 돈으로 살 수 있게 다는 섬뜩함을 던져집니다.
"나는 점점 의문에 빠졌다. 내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사람은 사람끼리, 의체는 의체끼리 경쟁해야 한다는 건 언뜻 논리적이지만 상황을 너무 단순화시키는 태도다. 의체끼리 경쟁하라고? 보급형 의체는 똑같은 사양으로 대량생산된다. 그런 상황에서 경쟁이라는 개념이 성립할까? 나처럼 엊그레이드하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게 어떻게 공정한 경쟁이 된단 말인가?"(p.231)
앞 부분의 가족 서사, 우정 서사도 재미있지만, 뒷 부분에 미식 경쟁에 참여한 부분은 여러 시사점을 던집니다. 우리의 감각이 더 이상 온전히 내 것이 아닌 보여주기의 대상이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게 됩니다. 외계인의 등장이 작위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들의 실체없음이 이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누구라도 존재라도 그들의 이름을 대신할 수 있으니까요. 가독성도 좋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전해집니다. 앞으로 주목해서 읽고 싶은 작가입니다.
#미식가들
#오동궁장편소설
#네오픽션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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