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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크라테스 대화록
  • 허지현
  • 32,400원 (10%1,800)
  • 2024-01-29
  • : 203

   플라톤 대화록 중에서 개인 및 국가의 윤리 철학만을 따로 모아 엮은 책이 [소크라테스 대화록]이란 제목으로 출간 됐다. 이 책의 제목이 [소크라테스 대화록]인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플라톤 대화록의 철학을 ‘플라톤 철학’으로 부르는 관례에 대한 이의와 관련이 있다. 

   플라톤 대화록 거의 전부에 등장하는 주요 화자(話者)는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다. 그리고 플라톤이 스승이 하지 않았거나 혹은 했음 직 하지도 않은 말을 책에 적었을 리 없다고 본다면 소크라테스의 이름으로 말해지는 철학은 ‘플라톤 철학’이 아닌 ‘소크라테스 철학’으로 불려야 마땅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는 [신약 성서]가 예수의 제자들에 의해 쓰였지만 그 말을 예수의 말로 받아들이고, [논어]가 공자의 제자들이 썼으나 논어의 철학을 온전한 공자의 철학으로 인정하는 것과 비교될 때 더욱 드러난다. 

   그러나 물론 대화록의 철학을 ‘플라톤 철학’이라 칭하는 통상의 관례를 위한 변명도 있다. 소크라테스가 모든 대화록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고([히파르코스], [에피노미스], [알키비아데스I], [미노스]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하지만 주요 화자가 아닌 대화록([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주요 화자로 등장하는 대화록에서도 소크라테스는 유일한 화자가 아니라는 점, 특히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들은 질문하는 역할에 머무는 반면 대화록에서 소크라테스는 주요 화자이기는 하지만 여러 토론자들 중 한 명이고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답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질문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는 점도 [논어]의 공자나 [신약 성서]의 예수와는 다른 부분이며 바로 이런 점들이 대화록의 철학을 ‘소크라테스 철학’으로 명하는데 저항감을 주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플라톤 대화록의 철학 전반을 ‘플라톤 철학’으로 명명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대화록의 주제를 소크라테스가 이끌어 간다는 사실, 더군다나 소크라테스가 플라톤의 스승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책의 저작권자인 제자에게 철학의 저작권까지 일괄 부여한 것은 지나친 처사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플라톤에 대한 과대평가와 소크라테스에 대한 과소 평가를 낳은 이러한 통상의 관례는 그저 지나친 편의주의의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소크라테스 대화록]이라는 이 책의 제목으로 반영됐다. 

  이 책의 훌륭한 점은 이 책에 철학만이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이 책에는 대화록의 대화를 이끄는 소크라테스의 삶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삶의 마지막을 그나마 엿볼 수 있게 된건 제자인 플라톤이 대화록을 남겼기 때문이지만 (다른 제자들도 소크라테스에 관한 책을 남겼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중 크세노폰의 대화록만이 남아있다) 그나마 플라톤 대화록의 비 대중성 때문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삶은 그의 철학 만큼이나 숭고한 것으로 느껴지기에 그 자체로 큰 감동을 준다. 왜냐하면 그의 철학에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그의 품성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연대기순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러한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그의 개인적 품성을 잘 엿볼 수 있도록 쓰여졌다. 

  플라톤 대화록을 접한 적이 없거나 접했더라도 기억의 한자리를 갖고 있지 못한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이 책을 강하게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틀림 없이 윤리 철학의 여러문제들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덤으로, 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위대한 철학자로 기억되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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