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인간이 되어 소비와 수용의 태도를 극복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창조적이란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짓고 작곡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태도, 하나의 성격, 인간과 세계를대하는 하나의 자세로서 창조성이다. 가령 책을 한 권 읽는다고 차자. 그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는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다 이해한다. 그게 전부다. 물론 내가 원한다면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순수하게 소비자의 자세다. 그 책이 좋은 책이라는 전제하에 작가가 말하는 것을 그저 받아들이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내 안에서 무언가 깨어나고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도록 책을 읽을 수도 있다. 그러면 나는 그 책을 실제로 읽는 것이고, 책을 읽고 난 나는 달라진 인간이다. 책을 읽고서도 내가 똑같은 사람이라면 그 책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거나 내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는 그 책을 그저 소비한 것이다.- P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