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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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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어맨다 레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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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맨다 레덕의 『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서평단에 지원하여, 운이 좋게 도서를 제공 받았다.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동화가 전달하는 내용이 얼마나 비장애인들의 시선에서 쓰이고 영화로까지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논한다. 동화 대부분은 결함을 가진 주인공이 결함을 제거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결말을 맞이한다.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는 사람이 되고, 다리가 없던 인어공주는 다리를 갖고 사람이 된다. 혹은 결함을 가진 등장인물은 악역이다. 장애가 있는 인물이 공주이거나 왕자였던 적은 없다. 내가 사랑한 디즈니가 장애인에겐 얼마나 차별적인 내용을 전달하는지를 이전엔 깨닫지 못했다. 물론 의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즐거움을 위함이었다고 해도 이것은 문제다. 아무리 노력해도 유리구두를 신을 수 없는 소녀에겐 신데렐라가 누린 행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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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신호 시간이 짧은 건널목을 건널 때면 그 아슬아슬함을 걱정하며 나도 모르게 뛰어버리곤 했다. 그런 곳은 내가 뛰어도 1, 2초 정도가 남는 편인데,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얼마나 건너기 힘들까. 나는 이곳의 보행 신호가 ‘정상’적인 속도로 걷는 사람에게 맞춰졌다고 생각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 혹은 휠체어가 지나갈 수 없는 곳, 안내견 출입이 불가한 곳 등 장애인에 관한 차별 사례는 수없이 기사로 접했다. 기사를 통해 문제시됐지만, 사회가 얼마나 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는 "다른 몸을 가진 모든 사람의 행동 방식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다. 토머 시버스는 “의학 모형은 장애를 한 사람에게 심어진 개인의 결점이라고 보며, 한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려면 그 결점을 치료하거나 제거해야 한다고 간주한다.”라고 했다. “의학모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고쳐야 할 것은 사회가 아니라 망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망가진 사람을 고치는 것보다 사회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사회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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