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hang0409님의 서재
  • 상처받은 줄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 선안남
  • 12,600원 (10%700)
  • 2018-07-01
  • : 439
상처받은 줄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 선안남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나에게 어떤 위로가 될까
기대가 되었다.


나도 한창 아프고 흔들렸던 때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나는 시간도 온다는 걸 알게되고는,
그 때로부터 지금 여기의 나의 시간까지 오게되고는
나는 그 터널을 잘 지나온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나오는지
궁금했다.



나는 나와 엄마와의 사이뿐아니라
신랑과 시어머니의 사이는 어떠한지 대입해가며 추측해가며 읽어가는 재미도 있었다.
또한 나와 내 4살배기 딸들 사이도 상상보기도 했다.

읽다보니 이 책에 담긴 12명의 사례들속안에 모두 내가 있었다.
나는 치유가 많이 되어졌으니 어려운 시간들로부터 성장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이상으로 더 나아가 내가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들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값진 시간들을 갖을 수 있게 해 준 이 책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엄마에게는 딸이 있어야 해 라는 말에 담긴 잔인함

나도 쌍둥이 두 딸이 있는 엄마로써
두딸이 오롯이 자신의 삶을 멋지게 살아주길 기대함에는
내가 나의 삶을 나의 의지대로 펼치지 못했음에 느끼는 아쉬움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의 지위가 울엄마세대보다 높아졌음에도
그 기류를 따라 타지 못한 나의 아쉬움...
그래서 그렇게 그토록 좀더 힘껏 도움을 주지 못한
그저 방관의 자세만 취했던 울엄마가 답답하기도 했기에
나는 두딸에게 뭐든 지원해줄수 있는 파워풀한 엄마가 되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또 내 아이로부터 보상받고자 하는 마음일수도 있구나 깨닫게 되었다.
'엄마에게는 딸이 있어야해' 라는 말은
엄마라는 자리를 이해할수 있는 게 딸이라서
살아가며 세월이 흐르며 그저 서로 위로할 수 있어서
하는 그런 말이라 생각했는데
딸이기에 자신의 삶에 귀속시키려하는 말이었다면
정말 엄청 잔인하다.
별터치없이 지켜봐주기만 하는 울 엄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너는 유별난 아이, 너무 유난스러운 아이

울 첫찌도 민감하고 예민한 기질을 가졌다. 딱 유리멘탈.
그때문에 나도 쉽게 지치거나 화가 나거나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조금만 더 담대해졌으면 해서 훈육방법을 바꾸기도 했다.
마음을 덜 읽어주고 별일아니라는 식으로 반응했다.
그런게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걸 이번 챕터에서 알수 있었다.
타고난 기질을 인정해주는 것 인정받는 것이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느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주는 것.
내가 앞으로 둥이들을 위해 해야하는 일을 발견했다.






한때는 엄마가 나의 등교시간에 욕세례를 퍼부었던 적이 있다.
고등학생때인데 한참 적응못해서 힘들어할때
조언을 듣고 싶었고 용기를 받고 싶었을 뿐인데
모든게 나의 잘못인거라고 질타를 받게되니
그다음부터 솔직하게 말하기를 안하기 시작했고
마음의 문이 닫혀갔다. 서서히 시름시름 앓아가고 있었다.
등교전 나의 힘없는 모습을 드러내면
위로받을 줄 알았는데
욕세레를 받고는 난 더욱 휘청거렸다.
다른 애들은 사춘기를 마음껏 방출하거나
무난히 지나보내는것 같은데
나는 그 반대인 것 같았다.
고요한 질풍노도의 시기로
마음이 굉장히 힘들었으나 꾹 참고 지냈다.
그 당시 엄마는 아픈할머니를 모시고 계셨는데
길어야 6개월일꺼라는 예상은 6년째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사이 받게 된 스트레스를 나에게 푸는 듯
딸의 감정따위를 살펴볼 겨를도 없이
엄마자신도 힘든 상태였던듯하다.
그걸 시간이 꽤나 지난 후,
나도 나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알아챌 수 있었다.
무튼 그 후 어느 날 우연히 옛날에 엄마가 나한테 막 욕을
해대서 내가 상처받았었잖아 하고 지나가는 말처럼 했는데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심히 흔들리는 눈동자와 괴로움이 묻어나는 얼굴표정을 목격하며
엄마도 그 시간을 아직 온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거부하며 수면위로 올리지 못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더 이상 그 당시의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엄마는 그 때의 일들을 덮어놓기만 할까, 드러내고 치유할 생각도 할까... 궁금하다



다른 엄마들은 그렇지않은데 왜 우리엄마만 이런걸까요?

나도 엄마라는 막연한 환상같은 것이 있었나보다.
무조건적인 희생같은. 이것 또한 우리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분위기였기에 그렇게 주입되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리집분위기는 가부장적이고 순종적인 엄마였던 탓에
사회에서 만들어놓은 엄마상과 그리 큰 이질감은 없었지만
따뜻한 분위기는 좀 부족했다.

대학졸업을 앞두고 우연히 친구네 차를 얻어탔는데
그 친구의 엄마는 친구에게 왜 대학원도 가지그러냐며
지원을 해주겠노라 이야기를 나누는데 감사해하기보다
또 잔소리냐 귀찮다는 듯 일상대화하는 모습이
내가 보기에는 참 낮설고 한편으론 부러웠다.

결혼 후 문화센터강사로 일할때 수강생분의 집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초딩3학년 아들이 하원하니
꼭 껴안아주며 "우리왕자님 잘 다녀왔니?"하며 애정표현을 하는 모습을 보며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 했다.
갑자기 내가 가여운 생각이 들며 나의 자아가 고등학생때로, 결핍이 있던 그 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가 있는것 같았다.
애정을 동반한 치유가 필요했던것 같다.

왜 우리엄마는 따뜻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왜 우리집분위기는 겨울바람이 부는 것처럼 차가웠을까

항상 그랬던것은 아니고
초등때를 떠올리면 자상한 아빠와 방학때마다 여행을 갔던 즐거운 경험들이 있다.
문제는 내가 고딩시절...
할머니가 아프셔서 우리집에 계셨던 그 시기때 였던듯..
그래서 지금은 그 때의 엄마를 이해한다.
내가 엄마를 다독인다.




우리에게는 타인의 기대를 거절할 권리가 있습니다

어쩌면 나도 착한 딸이어야 했고 똑부러진 딸이어야 했다. 이불을 각맞춰펼쳐야지만 누울준비가 완료된 아빠의 딸로써.
그러다가 결혼 후 친정에 갈 때마다 점점 흐트러지고 있는 예전의 내 모습과는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부모님은 너가 이상하게 변했다며 말하시지만 나도 내가 그렇게 생각될 때도 있었지만 어쩌면 내가 나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 아닌가 싶다.
전엔 수라를 통해 누군가를 만나 소통해야 풀린다고 행각했었는데 요즘은 내가 나를 바라보며 나를 알기위한 시간을 즐기게 되었다.
사람을 만나는게 귀찮기도 하고 또 너무 뜨거운 날씨탓인가....?!
무튼 P199. 변화는 크고 거창한 어떤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도 넌 좋은 사람 , 괜찮은 사람, 사랑스러운 사람이야' 라는 인정과 무조건적인 수용에서 나온다.는 문장을 덤덤이 읽게 된 지금의 나는 어느 정도 치유가 되어졌나 보다. 전엔 이런 문구에 코끝이 찡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나의 딸들에게 나와 같은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어떤 마인드를 가지면 좋을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답으로는 p200. 우리 모두에게는 상처 감수성이 필요하다 이 소단락의 내용이 통채로 마음에 다가왔다. 그 중 <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딸에게 자신의 기대를 이야기 해주는 동시에 기대 그 너머로 나아갈 수 있다고 격려해주는 존재여야 한다. 말하자면 한없이 많은 기대를 하면서도 언젠가는 딸이 그 모든 기대를 멋지게 배반해줄 때를 기다려야만 한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엄마의 기대를 인식하는 동시에 실망시킬 용기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럴때에만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난 참으로 실망시킬 용기가 없어 그너머를 넘지 못했었던 것 같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중이 지금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구나를 느낀다. 어서 실망을 넘어 그 다음단계를 찾아가야겠다.









40p
우리 삶에서 의존이 필요한 시기는 분명 있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독립은 언제나 진정한 의미의 의존을 경험한 후에야 더 쉽게 성취된다. 의존해야 할 시기에 마음껏 의존할 수 없을 때 독립은 더 어려운 과제가 된다. 어떤 딸들은 어릴 적 엄마에게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엄마 주위를 맴돈다.또 어떤 엄마들은 어렸을 때 잘 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자녀를 독립시키는 것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그 감정은 이제 따로 떨어져 서로가 각자 감당해야할 몫이다.


60p
쉽게 죽이 맞는 딸이 있고,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과 진통이 필요한 딸도 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관계가 서로를 변화시켜가는 판이라면, 엄마와 딸의 관계는 모든 성장과 변화의 출발선이다.엄마도 딸을 키우지만 사실은 딸의 다름을 받아들임으로써 엄마도 성장한다. 엄마는 딸을 통해 자신의 몸을 통해 세상에 나온 누군가라도 자신과 완전히 다른 존재임을, 처음에는 머리로, 그리고 서운함으로, 또 그 다음에는 마음으로 겸허히 받아들인다. 또 딸은 엄마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엄마와 다른 자신의 모습이라도 담담히, 그리고 당당히 받아들인다.세상의 모든 딸들은 엄마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서로의 다름에 고개를 흔들며 돌아서고 갈등하기보다는 그 모든 다름과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인정하는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82p
엄마가 딸에게 애정을 듬뿍 쏟고 잘 보살필 수 있도록,
그 엄마가 어떤 정서적 문제나 경제적인 문제에도 방해받지 않고 모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절실히 필요하다.


110p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용산 '무조건'은 결국 타인이 아닌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나에 대한 사랑은 '무조건'이어야 한다.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든, 내가 무엇을 잘 할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든, 나는 나를 무조건 사랑해야한다. 왜냐마먼 나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1년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엄마가 아닌 나 자신과 함께 살아왔고, 살고있고,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130p
실수를 할때마다 너무 몰아세우지 말고 엄마에게 듣고 싶었지만 듣지 못했던 그 말을 자신에게 해주세요.
누가 뭐라 해도 내 진심을 나는 잘 알잖아요.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