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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zoh03님의 서재
  • 수월한 농담
  • 송강원
  • 15,300원 (10%850)
  • 2025-09-10
  • : 3,365


"아현아, 우리가 가야하는 사랑이라는 곳이 있기는 한 걸까? 닿을 수 없는 곳은 아닐까? 니가 행복하길 기도할게. 너도 나를 위해 기도해줘." (<퀴어 마이 프렌즈> 속 편지 내용 중에서.)

이 편지가 내가 기억하는 송강원 작가님의 첫인상이다. 여느 날처럼 팟캐스트를 틀어 놓고 딴짓을 하다가 동작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팟캐스트 <비혼세>에 출연한 다큐멘터리 <퀴어 마이 프렌즈>에서 7년간 감독이자 친구의 카메라에 담겼던, 매력적이면서도 아주 사려깊고 여린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밑미' 레터에서 무심코 찾아본 고민글에 따뜻한 답장을 해주던 메이트로서 작가님을 마주하며 그 첫인상이 더 짙게 남았다.

<수월한 농담>은 그토록 다정한 사람이 자신을 낳고, 기르고, 그래서 닮아버린 엄마 '옥'과 이별하며 애도한 시간이 담겨져 있다. 워낙 내밀한 이야기라 에세이 속 내용을 함부로 옮기는 것조차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엄마를 부모가 아닌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일, 죽음을 품은 삶 속에서 슬픔에 잠식되지 않고, 덤덤히 나아가는 작가의 시선이 읽는 내내 반성하게 만드는 순간들이 많았다.
누구나 언젠가는 겪을 수밖에 없는 부모의 죽음, 그리고 그 마지막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자식의 마음과 같은 보편성과 '옥'과 그의 아들만이 가진 유일한 이야기가 자연히 독자인 나를 견주어 보고, 우리의 더 나은 미래를 노력하게 만든다.

"슬픔에도 무게가 있는 줄 몰랐다. 존재가 사라진 엄마는 이제 슬픔이 되어 무게감을 가진다. 이 무게감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229p)

특히 책의 마지막 즈음, 이 구절을 곰곰이 생각했다. 나는 지금껏 내게서 사라진 존재들을 대부분 그들과 나눈 대화와 추억으로 떠올렸기 때문이다. 작가님처럼 내게도 슬픔을 복기하는 방식이 조금 더 늘어나기를, 더 사랑하고 닿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P.S. 송강원 작가님의 매력을 더 알고 싶다면 팟캐스트 <비혼세>와 <영혼의 노숙자>를 꼭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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