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빨리 잠든 펄의 의식이 내 의식과 충분히 멀어졌을 때며 나는 우리의 작은 조각들을 떠올리며 한낱 입자라 해도 그 안에 우리 감정이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험에 참여했다고 스스로를 혐오하지는 않을까. 조각들은 그럴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그건 너희 잘못이 아니라고, 내키지 않는 협조였다고, 너희는 도난당해 고통을 강요받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조각들에 내 영향력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우리와 떨어지고 나면 조각들은 단지 자연과 과학에, 자신을 삼촌이라 칭하는 남자에게 응답할 뿐이었다. 현미경으로 보아야 하는 작고 많은 물질을 대신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