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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hn07님의 서재
  • 버블
  • 조은오
  • 12,600원 (10%700)
  • 2024-05-17
  • : 612


 <버블>은 단순히 유토피아를 가장한 근미래 세계와 그 파괴를 그리는 소설만은 아니다. 가장 처음 떠오른 것은 2014년 영화화되기도 한 소설 <기억 전달자(The Giver)>의 이미지였다. 통제된 세계를 부수고 자유를 찾아 나가는 것은 특히 성장 소설에서는 전통적인 플롯이지만, <버블>은 '버블'이라는 장치를 한번 비틀어 이용함으로 새로운 충격을 준다. 


 서로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인 '버블'에 갇혀 살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던 07은 자신의 버블을 깨고 들어온 126을 만나 유대감을 쌓는다. 그들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하고, 다른 어떤 친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끈끈한 사이가 되어 서로의 이름까지도 알려주지만, 그들은 서로에게도 숨겨야 하는 비밀이 생긴다는 것을 불편해하기 시작한다. 

 

 07이 그를 둘러싼 세계의 비밀을 밝혀내는 동안 독자는 체계화되고 눈에 보이는 '버블'만이 서로를 가로막는 장벽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126이 07의 버블을 깨 주며 그를 '중앙'에서 구원해낸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다. 07은 126에게, 126은 07에게 각자에게 부족했던 소통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게 된다. 


 책을 덮으며 07의 선택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만드는 변화는 아주 천천히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어쩌면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정도로. 하지만 그처럼 눈을 감고 뜨는 법을 아는 사람이 '중앙'에 존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깊이 공감한다. 07과 126이 나누는 소통 방식은 어느 순간 '중앙'뿐만 아니라 '외곽'까지도 변화시키리라는 것을 믿는다.  

"너와 같이 지내는 동안 알았어. 너는 사람을 믿고 싶어 하는 사람이야.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진짜 관계를 원하지. 나는 그 관계를 내가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건 나도 원하는 관계였거든."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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