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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1234
아가미
여름하늘1234  2020/04/12 21:21
  • 아가미
  • 구병모
  • 11,700원 (10%650)
  • 2018-03-30
  • : 14,041

  구병모라는 작가를 처음 들었다. 남자인 줄 알았다. 누군가 검색해 보니 여자 작가였다. 필명이라고. 아마도 여자인지를 모르고 읽었다면 그대로 남자 작가인 줄 알았을까? 검색해 보지 않고 읽을 걸 후회된다.

 

  ‘아가미’가 물고기의 그 아가미인 것이라고 생각은 되면서도,,, 무슨 내용일지, 은유적 표현일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읽자 바로 알 수 있다. 그 아가미가 맞다. 여기서부터 조금 스포..

 

  주인공 ‘곤’은 인어인간이다. 목의 뒷덜미에 아가미가 있는. 음. 그렇게 되니 이 소설이, 순수문학인지 SF나 공상과학소설인지 헛갈렸다. 뭐 그 구분이 얼마나 중요할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일단 호기심은 가지게 되었다. 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SF나 스릴러 같은 건 아니다. 흔히 구분하자면 순수문학에 가까우니 참고.

 

  필력이라고 할지.. 초반에 몰아가는 기세랄까, 몰입감이 상당했다. 여자 등장인물인 해류와 곤의 만남. 그리고 곤의 탄생과 강하 조손(祖孫)과의 만남 등에 이르기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긴장감을 유지한다. 강하 엄마인 이녕과의 만남과 비극을 지나고 또 다른 반전을 거쳐, 소설은 어쩌면 필연적인 결말로 매조지 된다.

 

  이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어쩌면 부적응자들의 삶을 그렸다고 할지. 어쩌면 헐리우드 영화에서라면 슈퍼영웅이 되었을 ‘곤’은 이 소설의 실제 사회에서는 도마 위의 횟감처럼 조각나질지도 모를 것이며, 그래서 남을 돕는 것도 꼭꼭 숨어서 해야만 한다. 우리 사회의 배타성은 너무도 견고하기에.

 

  특징 두 가지. 아마도 작가는 우리 고운 말을 적극적으로 널리 쓰고 싶었던 듯하다. 우리 말의 향연이 펼쳐진다. 아마도 매우 고심했을 것이다. 일단 중간부터 모르는 단어를 세어봤는데 25개가 넘었다. 내가 무식한 탓이 클 듯하지만, 역시 일상어가 아닌 경우도 꽤 많았다.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이름. 곤은 장자에 나오는 북극에 사는 큰 물고기. 강하는 작가의 설명이 필요한데,,, 쉽게 생각해서 물고기가 사는 江河의 강을 말할 듯하다. 해류는 海流, 이녕은 안타깝게도 질은 땅을 말한다.

  각색하면,,,, 인기 드라마가 될 수 있으려나^^?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P22
아다지오와 같은 삶. 그 어떤 행동도 현재를 투영하거나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어떤 경우라도 과거가 반성의 대상이 되지 않으니 어느 순간에도 속하지 않는 삶이었다.- P49
아이란 한 집안의 부서지는 관계를 지탱하는 일종의 축과 같다고 의사는 믿었다. 그 자체가 형식이자 내용인 존재가 아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 사이사이에 닻을 내리는 것이며, 그런 아이에게는 제대로 된 사회적 명명이 부여되고 제도가 갖추어져야 했다.-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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