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베 미유키의 잔잔하고 코믹한 가족 추리 소설?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미유키작가의 소설은 정말 재미있다. 추리소설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면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감동이 있었다. 그저 잔인하거나, 추리력만 발휘한다기 보다는, 인간의 이면에 가지고 있는 본성과 사랑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을 보여주려 하는 흔적에 감동하게 된다.
조금은 가볍게 쓴 듯도 하지만, 이 소설 역시 작가 성격을 잘 보여준다.
우연히 주인공과 두 부모가 각각 바람나서 각자 배우자에게 자식을 부탁한다는 편지를 남기고 떠난 쌍둥이의 이야기. 작가는 분명히 이 소재를 아끼고 아꼈을 법하다.
무엇보다 가족에 대해. 제목처럼 진짜 부모가 아닌 의부모? 로서의 진정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도 이미 90년대부터 이혼율이 높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의 배경인 90년대 중후반, 버블이 꺾이고 있었던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조금 느낄 수 있고, 가족이 해제되는 상황도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일본만은 아니겠지만, 특히 일본에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룬 몇 편의 영화 『어느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생각난다고 하면, 그렇게 심각한 소설은 아니지만, 가볍지만, 그렇지만은 않게 가족을 되새겨 볼 수 있었다.
부모가 없어도 아이들은 자라지만, 아이가 없으면 부모는 자라지 않아. 넌 훌륭히 성장하고 있는 것 같구나.
> 주인공 아버지가 주인공에게 자식이 생기고 나서 주인공이 바뀐 모습을 보면서- 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