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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opes36님의 서재

 작년 가을부터 지속적으로 우울했다.

항상 같은 상황인데 잘 지내다, 가끔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럴때면 슬픔, 외로움이었는데 이번엔 우울이 왔다.

 동물과 함께 살아본 사람들은 말한다.

그들은 아프면 덜 먹고 덜 움직인다고...

 난 평소 사람들과 잘 만나지 않는다.

가족과 그대로 지내고 혼자 일하는데 고객들에게 방긋 웃고,

달라질 일이 없다^^;;

다만 내 전화통화상대인 자매들과 부모님과의 통화를 거의 중단했다.

 

그리고 책을 펼쳤다.

위안의 목소리를 구했다.  오르한 파묵과 마르그리뜨 뒤라스.

 

1)  <다른 색들>, 파묵.

이 책은 출간되고 한참 뒤에 샀다. 그러고 한참 뒤에 선반에서 꺼냈다.

처음 그의 존재를 알게 된 건 <내 이름은 빨강>.

남편이 내가 좋아할 만한 추리소설이라며 사줬다^^;;

그 작품은 정말 문체며 분위기, 묘사 등등이 신선헀고 특이했다.

작가이름도 특이해서 그 후 출간소식 접할 때마다 검색하고 구입헀다.

고요한 집, 이스탄불, 순수 박물관, 내 마음의 낯섦(이건 읽는 중).

두꺼웠지만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그가 묘사한 도시와 풍경에 매료되었다.

 

 지금은 모르지만 이 글을 쓸 당시, 그는 나고 자란 곳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

바다가 가까이 있고  숲길을 매일 산책하고 일상을 들려주고...

내겐 그저 세계문학 한 갈래인 러시아 작가들이 시기별로 그에게 영향을 주었고,

터키의 지리적 특성이며 민족,역사까지 많은 것을 일깨워주었다.

파묵은 순탄치않은 어린시절이며 환경에서  자의식을 잘 지켜왔다.

세인들의 우려와 달리 그는 소재 제한의 간섭없이 맘껏 책을 쓰고 오히려

외부에서 테러 위험을 무릅쓰고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진정한 지식인이다.

놀라운 한 대목. <지식인이란 무엇인가>를 쓴 사르트르가 자신이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의사나 엔지니어가 아닌 소설가는  되지않았을 거라는 발언!

(그래서 데리다가 한때 심취했던 사르트르에서 곧 벗어났나보다 -.-+ )

 

2) <물질적 삶>, 뒤라스.

 내 마음의 책장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아니 에르노, 프랑소와즈 사강, 마르그리뜨 뒤라스.

그래서 그녀들의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아도 충분히 읽었다는 느낌^^!

 이 작품은 좀 더 가까이 엿보는 작가의 일상 다큐같다.

자신이 사는  바다 옆 동네와 머무는 방을 아끼고 자신만의  생활양식이 있는 사람.

수년 전부터 나는 노인들, 특히 할머니들의 얘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롤랑 바르트, 사르트르, 칸트, 미셸 푸코 등 언급부분이 나름^^ 친밀하고

실제와 환상 시간순서가 엉켜있지만, 고통스럽기도 하고 진지했던 인생의 기록들이

참 좋았다.

 

 

 이렇게 한 시절을 두 작가의 귓가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클래식음악을 통해서

치유받고 있는 것 같다. 새로 읽기 시작한 책은  단어 -사막 시간 장소가  끌리는

리베카 솔닛의 <길 잃기 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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