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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있는 마을
여행 시작한지 3달이 되어간다. 러시아에서 3등석기차를 타고 기대했던 바이칼호수를 보러 이르쿠츠크에 들렀고, 여러 도시를 건너서 지금은 크로아티아에 왔다.
30살이 되던 해에 이렇게 살면 안된다고, 권태로운 봄을 4번째 맞았을때 결심했다. 다른 삶을 살아보자고.. 집안에 있던 많은 살림살이들, 같이 살고있던 사람과 헤어졌다.
지금은 옆에서 태연하게 방구를 붕붕끼는 영국인 남자와 긴 여행중이다. 이제는 하나도 섹시하지 않고 그냥 삶의 동반자로 여기고 있는데 왜 자기가 매력적이지 않은지 나에게 자주 물어본다. (빌어먹을 술을 그만 마시면 좀더 이뻐해줄텐데. 옆구리와 배가 술살로 불어나는데 나보고 계속 물어본다. 자기 매력적이지 않냐고^^; 그리고 성격이 너무 강해! 불공평한게 싸울땐 영어로만 말해야 한다. 아무튼..)

다니엘 덕분에 웃을때도 많고, 울때도 많고 앞으로 같이 할일들을 계획하기도 했지만 못믿음직 스러울때가 종종 있다.
어제밤엔 숙소에서 자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아주 가까이에서 돌아다니는 소리가 계속 나더라. 다니엘은 술을 많이 마셔 곯아 떨어져있고.. 나는 쿡쿡 찔러서 다니엘을 깨웠고 누가 밖에 있는거 같다고 하니 한 10분동안 불켜고 두리번 거리길 몇번. 다니엘이 칼을 들고 오더니 베개밑에 숨기고 자자고 했다. 아무일이 안일어났지만 아무튼 술은 좀 줄이거나 아예 끊는게 우리한테 좋을것 같다.

나에게 커피사업을 하자고 자주 말하는데 한국은 포화상태라고 말해줬다. 난 장사 말고 다른일이 하고싶은데.. 아직 뭘 할지 딱 못정했단 말이지

글쓰고 있는데 어제밤처럼 또 누군가 무엇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장독을 여는소리, 우리 방 바로 옆을 지나 쿵쿵거리는 소리
무서워서 이제 자고 나중에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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